▲제 차례가 되어 흰띠를 다시 질끈 동여 매고 있는 딸아이.김정혜
태권도를 배우는 목적을 외치는데 어디서 그런 우렁찬 목소리가 나오는지 순간 깜짝 놀라기도 하였고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준비자세를 하고 섰는데 어찌나 씩씩하던지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져 왔습니다.
연이어 팔을 뻗고 다리를 뻗고 하는 일련의 순서들은 그저 언니 오빠들의 폼을 흉내 내는 정도였기에 구경을 하러 온 부모님들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부모님의 성함을 말하고 부모님의 생일을 말하는 순서에서 결국 전 눈물이 핑 돌고 말았습니다.
“저희 어머니 성함은 김 정자, 혜자. 김정혜 어머니이시고 생일은 1월 12일입니다.”
집에선 마냥 철부지인줄 알았는데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인데도 기죽지 않고 엄마 이름과 생일을 저렇게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똑부러지게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저를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딸아이가 "태권"이라 크게 외치며 그 작은 고사리 손으로 경례를 하는데 결국 벅찬 감동은 가슴으로 치고 올라와 눈물을 만들어 버리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