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과제 해결해야"... 5·18 25주년 추모제 열려

2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앞두고 추모열기...18일 기념식 예정

등록 2005.05.17 17:02수정 2005.05.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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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7일 오전 국립5·18묘지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제25주년 추모제'를 마친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17일 오전 국립5·18묘지에서 열린 '5·18민중항쟁 제25주년 추모제'를 마친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 <광주드림> 안현주


a 추모제에 앞서 유족들이 전통 제례를 지냈다.

추모제에 앞서 유족들이 전통 제례를 지냈다. ⓒ <광주드림> 안현주

지난 80년 5월 희생된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5·18민중항쟁 제25주년 추모제'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관으로 17일 오전 국립5·18묘지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에는 희생자 유족들은 물론 김원기 국회의장, 박광태 광주광역시장 등 정치인, 광주국제평화캠프 참가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에 앞서 정수만 유족회장, 김후식 부상자회장, 이성길 유공자회장 등 5월 단체 대표들은 전통 제례를 올렸다.

추모사에 나선 김원기 국회의장은 "5·18광주는 의로운 투쟁의 금자탑으로 전 세계 시민의 가슴 속에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 과거가 아니라 인권과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현재로서 언제나 살아 숨쉬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만 유족회장 "미완의 과제 해결해야"

이어 김 의장은 "5·18광주는 비폭력과 평화의 정신, 높은 시민의식을 담고 있어서 세계 민주화 운동사에 더욱 빛나고 있다"며 "자유, 민주, 평화의 5·18정신을 더 크게 진작시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경제번영으로 완성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광태 광주광역시장도 추모사에 나서 "이제는 이 땅의 민주발전과 인권, 평화를 진전시켰던 5·18을 전국화 세계화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할 때"라며 "5·18의 위대한 시민정신을 바탕으로 온 시민의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 1등광주로 우뚝 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수만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날은 명예회복을 위한 지난한 투쟁의 과정이었다, 당사자 뿐아니라 모든 민주인사와 국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기로 명예회복이 됐다"며 "이에 대해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과거사법 제정을 언급하면서 "미완의 과제들을 해결해 진실을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면서 "그렇게 돼야 5·18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함께 계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모식은 김원기 국회의장·박광태 광주시장·박석무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위원장 등의 추모사, 문병란 시인의 추모시 낭송, '시를 노래하는 달팽이'의 추모 공연과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은 시종 엄숙하게 진행됐고, 추모식을 마친 일부 유족들은 묘역 곳곳에서 흐느끼기도 했다. 나점례 할머니는 김상구(당시 23)씨의 묘비석을 부여잡고 오열했다.

나 할머니는 묘비석 옆 아들의 사진을 가리키며 "우리 아들 이쁘지라, 아이고…"라며 "얼마나 식구들에게 잘했는데"라며 오열했다. 나 할머니는 "(80년 신군부가) 무지막지하게 (시민을) 죽여놓고 그놈들은 살아있네, 환장하것네"라며 "그놈들 죽는 것을 보고 죽어야 할 것인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a 한 유족이 추모제를 마친 이후 자식의 묘역 앞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왼쪽). 유치원생이 한 희생자의 묘역앞에서 참배하고 있다.(오른쪽)

한 유족이 추모제를 마친 이후 자식의 묘역 앞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왼쪽). 유치원생이 한 희생자의 묘역앞에서 참배하고 있다.(오른쪽) ⓒ 강성관


2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앞두고 추모행렬 이어져

한편 국립5·18묘지에는 18일 열릴 25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식이 열린 17일 오전에도 전남 담양 한빛고등학교 학생 100여명과 서울시민 100여명 등이 참배 행렬에 동참했다.

또 이날 오전 한화갑 민주당 대표,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민주당 당직자,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 등 80여명이 참배했으며, 이종걸 의원·유인태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참배도 이어졌다.

국립5·18묘지를 방문한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광주 5·18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세계 시민들에게 마음의 고향이었다"면서 "광주시민은 정말 위대했다, 이곳을 올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나는 순간이 많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종걸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치인들의 추모 행렬에 대해 "이제 한나라당 의원들도 참배를 하게돼서 다행이다"면서 "정치인들이 광주와 전라도 민심잡기 경쟁에만 그치면 안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광주항쟁과 희생자들의 유지를 받들어 민주개혁과 사회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부터 전남도청 앞 특설무대에서는 `대동 줄꼬기' 행사를 시작으로 시민 6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5·18민중항쟁 제25주년 기념 전야제'가 '5·18민중항쟁 제25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주최로 열려 80년 5월의 함성을 재현한다.

전야제에서는 길놀이, 무대행사, 대동줄다리기 등이 5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금남로 일대에서는 80년 당시 대동세상을 꿈꾸던 시민들을 위한 '주먹밥 나누어 주기' 등 체험 행사도 열린다. 행사위원회는 18일 오후 특설무대에서 '진실 평화 그리고 연대를 위한 성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대학 총학생회 등이 주최하는 행사도 이어진다.

또 17일 오후부터 20일까지 전남대 국제회의동에서는 '80년 해직언론인협회' 주최로 80년 5·18 당시 언론 사찰 문서, 검열 기사, 사진 등이 전시된다.

17일 오전에는 전남도청 직원 1000여명이 국립5·18묘지를 참배해 눈길을 끌었고, 송병태 광주 광산구청장과 김재균 북구청장도 직원들과 함께 묘역을 찾아 헌화, 분향했다.

a 이날 전남도청 직원 1000여명도 국립5·18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이날 전남도청 직원 1000여명도 국립5·18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 전남도청


a 처음으로 80년 광주 5월의 참상을 타전한 독일 언론인 위르켄 힌츠페터씨가 추모제에 참석해 상념에 젖기도 했다. 바로 옆 그의 부인은 시종 눈시울을 붉혔다.

처음으로 80년 광주 5월의 참상을 타전한 독일 언론인 위르켄 힌츠페터씨가 추모제에 참석해 상념에 젖기도 했다. 바로 옆 그의 부인은 시종 눈시울을 붉혔다. ⓒ <광주드림> 안현주


18일 오전 25주년 기념식... 노 대통령 등 2천여명 참석 예정

한편 18일 오전 10시에는 국립5·18묘지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2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25주년 기념식에는 유가족은 물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부처 주요 인사,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박근혜 한나라당 대표·한화갑 민주당 대표 등 20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호남 껴안기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당 대표 등 지도부는 물론 의원들이 대거 국립5·18묘지 참배에 나서고 있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지난 2001년 12월 '광주민주유공자예우에관한법률'이 제정되고, 2002년 7월 5·18 신묘역이 국립묘지로 승격된 후 지난 2003년부터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고 있다.

전국 곳곳서 5·18추모 행사

5·18민주화운동이 25주년을 맞고 있는 가운데 17일 5월 정신계승과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전국에서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다.

부산5·18 25주년 행사위원회는 부산 민주공원과 서면 일대에서 17일부터 오는 29일까지 5·18 25주년 부산시민한마당 등을 개최한다. 이날 오후 전북대 교정에서 재야단체 회원과 대학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지역 5·18 관련 최초 사망자인 고 이세종(당시 21세. 전북대 농학과 2년)열사 추모제를 개최했다.

5·18 유공자동지회 대전·충청지부는 이날 저녁 7시 대전 평송청소년수련원에서 기념식을 열고 갖가지 문화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대구·경북지부와 전북지부 역시 각각 대구백화점 광장, 전주 삼성문화회관 광장에서 기념식과 음악회 등을 열었다.

18일 기념일 당일에는 서울 종교공원과 부산 민주공원에서 각각 기념식과 항쟁미술제 개막식이 열릴 예정이며 전주시청 강당에서도 5·18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인천에서는 오전 11시 부평역 광장에서 기념식과 사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밖에 전남 목포, 순천, 해남, 화순 등지에서도 행사위원회가 구성돼 다양한 추모행사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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