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겐 겍 노벨 부사장.오마이뉴스 이승훈
토론회의 시작은 기대와는 달리 싱거웠다. 요르겐 겍 노벨 CTO와 대척점에 서 있던 마틴 테일러 MS 플랫폼 전략담당 전무이사가 "MS와 오픈소스가 대립구도에 있다는 기대를 버려주세요"라며 김을 빼놨던 것.
이어 "오픈소스는 정의의 폭이 넓기 때문에 MS의 입장에서 봤을 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본다"며 자극적인 발언은 최대한 삼갔다.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독설 수준에 가까운 표현을 내뱉던 태도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그의 겸손한 발언은 계속 됐다.
"예를 들어 일부에서는 소스코드를 투명하게 보이게 하고 또 고칠 수 있고…. 그런데 우리 MS에서도 소스코드를 60%까지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조정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것을 공개하지 않지만 오픈소스 체제를 어느 정도 도입하고 있다."
MS도 오픈소스에 가까운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고 또 운영하고 있다는 얘기였다. 테일러 전무이사는 오픈소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픈소스 시스템의 경우 버그를 찾는데 놀라운 능력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MS도 커뮤니티 형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은근히 친근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MS의 오픈소스를 향한 저공비행은 여기까지였다. 세계적인 리눅스 OS 개발업체인 노벨의 부사장인 요르겐 겍이 테일러에 직격탄을 날리며 선전포고를 하고 나선 것. 수세 리눅스 개발담당인 겍 부사장은 "오픈소스의 핵심은 GPL"이라고 전제한 뒤 "이는 함께 개발하고 진화시키는 것으로 그 결과에 대한 권한은 자신의 회사만 누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적재산권을 고집하며 개발자가 소스코드를 독점하는 MS를 오픈소스의 광범위한 정의 안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의미였다. 여기서 GPL이란 'General Public License'의 약자로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지칭한다.
곧 테일러 전무이사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미국의 경우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보통 오픈소스로 전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며 오픈소스의 선택을 시장에서의 패배와 등치시켰다. 이어 "기술의 정도라든가 시장점유율이 오픈소스 전략의 선택에 많은 영향 미친다"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특히 그는 소비자들이 GPL과 같은 라이선스 공유개념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으면서 "나는 철학적인 토론은 하지 않으며 오로지 고객·소비자들과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뭘 필요로 하는지 고민할 뿐"이라고 되받았다.
노벨 "오픈소스 핵심은 라이선스 공유" - MS "나는 철학토론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