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배낭을 메고, 보물찾기 떠나볼까?

문화예술체험센터, 아이와 어른이 함께 가족애를 찾아 떠나는 체험극 선보여

등록 2005.05.22 18:19수정 2005.05.2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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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도심의 마당 넓은 저택을 개조해 만든 문화예술체험센터 전경.

도심의 마당 넓은 저택을 개조해 만든 문화예술체험센터 전경. ⓒ 유성호

도심의 대저택 담장 너머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환성이 터져 나온다. 소리를 가늠하자니 아이들의 재잘거림 속에 어른들의 목소리도 담겨 있다. 저택 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넓은 잔디밭과 모래밭, 자갈길이 형형색색으로 나있고 한쪽에선 아이들과 어른이 한데 모여 색다른 체험의 세계로 빠져들기 위해 눈망울을 한 곳에 모으고 있다.

a 정원에 위치한 야외무대에서 인형극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눈망울이 한 곳으로 모인다.

정원에 위치한 야외무대에서 인형극이 시작되자 아이들이 눈망울이 한 곳으로 모인다. ⓒ 유성호

이곳은 극단 아름다운세상이 서울 도심 한복판인 성북구 삼선동에 마련한 문화예술체험센터. 250평의 저택을 개조해 만든 이곳은 연극을 놀이활동과 접목시켜 아이와 부모간에 교감을 자극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주기적으로 바뀐다.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우리의 소중한 보물을 찾아서'란 탐험여행으로, 신비의 섬과 비밀의 방을 통과하면서 각종 연극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력, 상상력을 길러주고 있다.


a 친구되기와 친구간의 우정을 그린 마임극.

친구되기와 친구간의 우정을 그린 마임극. ⓒ 유성호

탐험여행을 떠나기 앞서 인형극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외톨이가 된 친구를 위해 사과를 따주면서 마음을 여는 과정을 담은 인형극이 마임(무언극)으로 진행되면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의 눈은 배우들의 손끝에서 울고 웃는 인형들의 눈망울과 맞춰진다. 인형극이 끝나면 극에 등장했던 인형들을 아이들이 직접 시연해보는 시간이 있다. 지금껏 보기만 했던 인형들을 직접 움직여보는 아이들의 입이 한껏 벌어진다.

a 신비의 섬으로 떠나기 위해 배를 만들고 있다.

신비의 섬으로 떠나기 위해 배를 만들고 있다. ⓒ 유성호

인형극을 마치자 앉아있던 의자가 갑자기 배로 변한다.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배를 만들어 선장을 뽑아 신비의 섬으로 보물을 찾아 항해를 한다. 그 전에 항해에 필요한 물품을 상상의 배낭에 담는다. 과자, 물, 구급약, 인형 등 상식적인 것에서부터 기차, 소금 등 어른들조차 궁금하게 하는 물건들이 아이들 입에서 나온다. 아이가 소금을 말하자 엄마는 삶은 달걀을 가져가겠다며 맞장구를 친다.

a 신비의 섬에 닿기 위해 알록달록 폐타이어로 만든 다리를 건너고 있다.

신비의 섬에 닿기 위해 알록달록 폐타이어로 만든 다리를 건너고 있다. ⓒ 유성호

상상의 배낭이 가득 차자 배는 항해를 시작한다. 선장의 지시에 따라 선원들은 배의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며 자연스레 몸풀기를 한다. 그리고는 폐타이어로 만든 알록달록한 다리를 건너 사막에 도착하고 보물을 찾는다. 사막에서 보물은 단연 오아시스.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오아시스 나무그늘에서 휴식을 취한 아이들은 무시무시한 동굴 탐험을 시작한다.

a 인형에 방에서는 온갖 인형들이 아이들을 반갑게 맞는다.

인형에 방에서는 온갖 인형들이 아이들을 반갑게 맞는다. ⓒ 유성호

사막과 동굴에서 원하는 보물을 찾지 못한 아이들은 이번엔 저택 안으로 들어간다. 지금부터 비밀의 방 체험이 시작된다. 자욱한 안개가 낀 비밀의 방 입구를 지나 2층으로 오르면 비밀이 가득 담겨 있는 항아리들이 있고 인형의 방으로 들어가자 무수한 인형들이 아이들을 맞는다. 이 방에서는 이번 문화예술체험의 압권인 자작 인형극이 벌어진다.

a 체험 행사의 백미인 가족 자작인형극.

체험 행사의 백미인 가족 자작인형극. ⓒ 유성호

'만약 하늘을 날 수 있다면', '만약 우주인을 만나게 된다면' 등의 주어진 주제에 맞춰 아이와 부모가 합심해 단막 인형극을 꾸민다. 구연동화에 익숙한 엄마들의 개인기를 엿볼 수 있고 연극에 생소한 아이들의 기발한 몸짓과 표현 때문에 웃음바다가 되는 곳이다.


a 그토록 찾아 헤맸던 보물은?

그토록 찾아 헤맸던 보물은? ⓒ 유성호

체험 행사가 추구하는 진정한 보물이 숨겨 있는 마지막 비밀의 방. 어둠 속에서 야광빛을 받은 아이들이 신나게 돌아다니는 가운데 여정의 마무리를 알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가족에게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일까.

체험 행사를 마치고 나오자 거실에는 다과가 준비돼 있고 처음엔 어색했던 엄마들이 도란도란 의견을 나누면서 흡족해 하는 표정이다. 아이들 역시 어느새 친구가 되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밖으로 뛰어나가 노닌다.


a 체험을 모두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다과를 나누고 있는 모습.

체험을 모두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 다과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유성호

연극과 실내외 활동이 어우러진 독특한 체험활동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시원스런 정원을 가진 저택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커 가는 자녀를 가진 도시인들에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아파트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정원 넓은 2층 저택을 보여주는 것도 체험행사의 별미.

a 체험에 참여한 가족들 단체사진.

체험에 참여한 가족들 단체사진. ⓒ 유성호

딸과 함께 체험행사에 참여한 최예린씨는 "시종일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프로그램과 지도배우들의 순발력 있는 재치, 그리고 아이들이 몰입할 수밖에 없는 다양함이 참 좋았다"며 "프로그램이 바뀌면 꼭 다시 한 번 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곳은 가족 소통의 공간"
[인터뷰] 아름다운세상 서은영 대표

대학로가 지척인 서울의 한복판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잡은 문화예술체험센터. 이곳은 극단 아름다운세상이 운영하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이곳의 대표는 대학 때 연극을 하다가 졸업 후에는 십수 년간 어린이집 운영 경험이 있는 연극인 출신 서은영씨. 서 대표의 아이사랑, 가족사랑, 연극사랑이 녹아 있는 공간이다.

이 곳에 터를 잡은 서 대표의 일성은 "아파트 생활에 길들여진 팍팍한 콘크리트 문화에서 아이들을 해방시켜 주고 싶어서"였다. 작지만 푸른 잔디와 자갈, 모래 등으로 꾸며진 정원에서의 야와 활동과 원목으로 이뤄진 실내공간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딱딱한 감각을 조금이나마 순화시키기 위함이란 것이다.

"이곳 체험프로그램은 계절별로 테마가 바뀝니다. 지금은 '우리의 소중한 보물을 찾아서'를 공연하고 있고 7·8월에는 여름방학의 특별한 테마가 있는 연극체험 축제, 9월부터 11월까지는 가을 단풍과 함께 하는 허수아비 축제, 12월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탄절 축제, 1·2월에는 겨울방학 연극놀이교실 등이 준비돼 있습니다."

모든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소통을 통한 가족사랑이다. 각종 연극체험을 통해 닫혀있고 어색했던 가족들을 한데로 묶는 데 프로그램의 기본 틀이라는 설명이다. 서 대표는 자신의 연극에 대한 열정을 최근에는 인형극에 쏟아 붓고 있다.

극단의 대표적인 인형극 '애기똥풀'은 문광부, 서울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등의 지원을 받는 한편 춘천인형극제, 서울아동청소년공연예술축제 등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서 대표는 "아이들은 인형과 같아서 마음주기에 따라 성장한다"며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유성호

덧붙이는 글 | 체험 신청 등 자세한 내용은 문화예술체험센터 홈페이지 참조 www.playkid.co.kr

덧붙이는 글 체험 신청 등 자세한 내용은 문화예술체험센터 홈페이지 참조 www.playki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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