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의 이상한 주차행정

월림로 인도를 주차장으로 변모시켜준 시의 주차공간 배려

등록 2005.05.28 00:22수정 2005.05.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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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인도를빼앗기고 차도로 보행하는 장애우

인도를빼앗기고 차도로 보행하는 장애우 ⓒ 이오용


창원시 소답동·상남동·동읍 자여 등 주차장신설·확보 민원 외면

주차공간 부족현상을 호소하는 관내 주민들의 민원이 외면되고 있는 가운데 느닷없이 인도를 주차공간으로 배려해준 시의 이상한 행정이 시민들을 의아하게 만들고 있다.

2005년 3월 현재, 우리나라 차량보유대수는 1500만대를 넘어섰다. 따라서 전국 어느 곳을 방문하든지 눈에 띄는 차량홍수현상은 오히려 자연스런 모습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증가된 차량 대수에 대비한 주차공간의 태부족 현상은 시민생활 불편으로 이어져 각종 마찰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창원시 신촌동 월림로 일원에 산재한 공단지역 업체들은 2003년부터 주차공간 확보를 요청하는 민원을 제기해 왔다.

이에 시는 이들 업체의 민원을 받아들여 지난해 11월 월림로 인도를 주차공간으로 변형하는 공사를 착공, 12월 공사를 마쳐 결국 인도는 주차장으로 변모됐다. 따라서 보행인들은 인도를 잃고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보행해야 하는 기현상이 발생됐다.

한편, 창원시 홈페이지에는 "창원 소답. 도계동에 거주하는 주민의 한 사람으로 주차문제에 대하여 건의 하고자 한다"고 말문을 연 뒤 "이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이 동네 거주하는 모든 시민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답 도계 지역은 차량을 정상적으로 주차하려 해도 주차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생활에 애로 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하략" 등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에 시 담당자는 '소답, 도계지역도 중앙동과 같이 주택지 및 상가지역 주변의 주차난을 해소하고자 그동안 시유지 및 공한지를 대상으로 쌈지주차장 등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a 인도를 차지한 차량들

인도를 차지한 차량들 ⓒ 이오용


또 동읍 자여 마을의 한 시민은 "∼ ∼ ∼상략 자여에 차는 많은데 마땅히 주차할 공간이 부족한 것 같아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았는데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요청을 한다"며 "주공 아파트 앞 도로와 고속도로 사이에 빈터가 있습니다. 생략∼ ∼ 그 땅들을 주차 공간으로 확보하여 불법 주차로 인한 사고의 폐해를 줄 일수는 없을까요?"라며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시는, 이 지역이 완충녹지로 결정되어 주차장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또 한 시민은 "가음동소방서에서 우체국까지 인도를 만들어 놨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자동차들이 점령을 하여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차도로 다닌다. 우선 애들이 위험하고요..."라며 적법한 조치를 당부했다.


이에 대한 시 답변은 '단속 요청하신 지역에 대하여 인도의 차량주차 단속을 강화함과 동시에 관련 부서와 합동으로 지속적인 단속을 실시하여 불편사항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도 이곳은 민원제기 때와 같은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a 시의 이상한 배려를 알리는 현수막

시의 이상한 배려를 알리는 현수막 ⓒ 이오용


이 같이 관내 주차공간 확보와 시민들의 건의 사항이 외면되고 있는 가운데 월림로 인도가 주차공간으로 설치되는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그동안 주차난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해 왔으나 속시원한 해결책이 강구되지 않았다"고 밝히며 "그러나 유독 신촌리 공단지역에서 제기한 민원만이 받아들여진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 행정"이라고 일갈했다.

따라서 시민들은 "인도는 말 그대로 보행인을 위한 안전지대인데 주차를 위해 보행인을 차도로 내몰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주차장 확보를 위해 주민들이 단체행동을 보인다면 어느 곳이라도 인도를 주차장으로 배려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시 담당자는 "그것은 그렇지 않다"고 난색을 표명하며 "이 같은 조치는 오래 전부터 경제지원과(구 경제통상과)가 주관했던 '지역사랑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되어 공장단지 내 주차공간이 없다는 민원을 접수 받고 타당성 조사를 마친 후 이루어진 결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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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경남연합일보 사회부기자로 사회 모순을 바로 잡기 위한 열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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