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침대버스입니다. 보통 하루 이틀 정도 갑니다.최광식
2~10시간짜리 장거리 버스는 많이 타봤지만, 장거리 침대버스는 처음이다. 사실 일부러 타보려고 기차예매도 안 하고 버스로 정한거지만…. 하여간 따라가서 배정받은 침대는 화장실옆, 버스 제일 뒤쪽의 침대다. 다른 침대는 나름 대로 몸을 비틀 여유가 있지만 이 끝자리 침대 두 좌석은 누운상태에서 몸을 일으킬 수가 없을 정도로 무척 낮다. '이런 상태로 20시간은 갈 수 없지! 절대로!'. 원래 내 자리인 '6번'으로 교환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에휴~ 정말! 당연히 짐싸들고 환표(퇴표)를 요구했다(이런 경우를 드물지 않게 만납니다. 환표도 무척 힘듭니다. 여러가지로).
운전사와 차장을 겸임한 3명(왜냐면 장거리 침대버스는 보통 2~3명의 기사가 타서 교대로 운전을 합니다. 보통 하루 이틀거리라 '차내화장실'이 있는 침대버스는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차내화장실'이 없는 침대는 식사시간과 부정기적인 화장실 이용시간을 제외하고 역시 종일 운전합니다)이 둘러싼다.
내 짧은 중국어듣기에 '왜! 실내에서 신발을 신고 있느냐!'가 이들이 나를 둘러싼 이유다. '나 내려, 환표한다'고 해도 '신발'을 핑계로 '환표'를 막으려는 거다. 두세 걸음만 디디면 바로 내릴 수 있는데 앞, 옆, 뒤에서 한 명씩 가로 막는다.
'비켜!' 점잖게 요구했지만 막무가내다. 한 십여분 3명에게 가로막혀 내리지도 못 하니 화가 났다. 이번엔 점잖지 못한 한국어가 나왔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동시에 주먹들이 날라왔다. '퍼버벅!' 뭐 장소가 워낙 좁은 곳이라 제대로 된 가격은 아니였지만, 그 중 한 발은 정확히 내 눈 부위에 맞았다.
약간의 쇼크 상태. 힘으로 차에게 밀고 내렸다. 여행동호회회원들이 십시일반해서 사준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촬영. 때린 사람, 차, 부러진 내안경…. 폭력을 폭력으로 대응하는건 남의 나라에서 절대로 하면 안 되는 일 중 하나다(말은 안 통해도 감정은 통합니다.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만약 물리적 충돌이 생길 경우라면 최대한 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시거나, 아니면 '꽁안(公安, 중국경찰)'을 외치셔야 합니다. 상황이 누구 잘못이냐와 상관없이 설명 가능한 중국어 실력이 없다면 더욱 그래야 합니다. 저처럼 한국어로 감정을 표출하신다면 오해만 더욱 깊어집니다. 여행자의 안전은 여행자 스스로가 지키는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