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교육부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네티즌과의 대화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러나 부총리의 말처럼 대학입시를 '고대'로 '경영'할 건지에 대한 판단은 'SKY'가 '연대'해서 '서울'에 집중된 학벌의 '경제' 효과를 가늠해봐야 알 수 있다. 더구나 이들은 모두 세계 1위 대학이 있는 나라, 미국에서 선진교육을 경험했다. 당연히 세계화를 주장하며 명문대 중심의 대학 경쟁력 강화를 이야기했음직하다.
실제로 언론이 전한 총장들의 발언을 보면 그런 의구심이 더욱 강해진다. 지난 1월 1일 <조선일보>는 '2005 한국 진로를 말하다'는 주제로 3개 대학 총장들의 새해 정담 내용을 실었다. 이 기사를 보면 3개 대학 총장들의 교육관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교육평준화 문제를 논하며 "우리 교육제도의 근간인 평준화와 이른바 '3불정책'을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많은 우려를 갖게 한다.
어윤대 총장은 "'3불'이 생긴 것은 사립대가 국민과 정부에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대학 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해서 학생 선발권을 대학에 줘야 한다"며 대학의 완전한 자율권을 주장했다.
정운찬 총장은 "교육은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걸러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평준화는 18세가 될 때까지는 전혀 걸러내는 과정이 없어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본고사를 볼지 안 볼지는 대학에 맡겨야 한다"며 "명명이 잘못됐지만 고교등급제에 관련해서 학교 간 학력 차이가 있다는 걸 대학이 인정하는 것을 나무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창영 총장은 "글로벌 시대에 대학의 수월성(秀越性)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라며 "미국의 경쟁력이 세계 1등인 이유는 미국 대학이 세계 1등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형평이나 평준화는 국내적인 시야에서는 상당한 설득력이 있지만 글로벌한 시각에선 맞지 않다"고 말했다.
'SKY' 중심의 대학서열과 학벌을 'CHANGE'하자
대다수 국민들은 'SKY'로 대변되는 명문대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고교등급제는 지난해 몇몇 대학에서 확인된 바 있다. 부총리의 3불 정책 절대불가 단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이유다.
부총리는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연구중심대학이 15개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틈틈이 말해 왔다. 경쟁력 있는 대학이 늘어나야 국가의 경쟁력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경쟁력이 'SKY' 중심으로만 논의해서는 안 된다.
이젠 대학서열과 학벌을 'CHANGE'하자. 서울이 아니더라도 전국에는 C-충주대(충북), H-호원대(전북), A-안양대(경기), N-남부대(광주), G-가야대(경북), E-을지의대(대전) 등 많은 대학들이 있다. 비록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대학의 본분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학들은 많이 있다.
전국에는 411개의 대학교가 있다. 부총리는 연구중심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은 특성화를 통해 취업이 잘 되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대학들도 그런 방향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대학은 사회의 지도자를 길러내는 곳이다. 기업체가 바로 산업현장에 투입할 인력을 기르는 곳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부총리와 SKY 총장들이 접근하고 있는 대학경쟁력 강화 방향은 다시 논의돼야 한다.
'법'을 들이댈 데는 들이대서 '3불 정책'을 확고하게 해야 한다. 또한 '경영'과 '경제' 논리가 앞서는 대학이 돼서는 곤란하다. 대학경쟁력 논의는 학문의 기초를 넓게 다지고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진'짜 '표'나게 교육해법을 찾으려면 서울 소재 몇몇 대학들뿐만 아니라 지방대학 총장들과 지방대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입시교육으로 황폐해진 교육현장에서 시름하는 수험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교육수장들의 의견은 교육현장을 두루두루 살펴보고 나서 조심스럽게 전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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