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재경차관 “금년중 5%성장 어려움 더 커졌다”

3일 과천 정례브리핑서, "영세자영업자 대책 반시장적 아니다"

등록 2005.06.03 14:59수정 2005.06.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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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이종호
“전반적인 경기회복 조짐은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회복이 완만해 수출둔화를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 1분기와 최근 경제상황을 보면 금년중 연간 5% 성장 달성에 어려움이 더 커졌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의 말이다. 3일 차관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박 차관은 현재의 경기 지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담하게 밝혔다.

그는 최근의 경기지표가 그리 좋은것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으로만 볼수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내수 회복 속도가 기대했던 것 만큼 빠르지 않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반적인 경기회복 조짐은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박 차관의 경기회복 조짐의 근거는 수출 증가율의 두자릿수 유지. 비록 작년만큼의 높은 수준의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두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민간소비도 비록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서비스업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박 차관은 이어 “다만 경기가 아직 전환기에 있고 내수회복이 완만해 수출둔화에 따른 효과를 상쇄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올 경제성장률 5% 달성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치기도 했다.

그는 “1분기에 이어 최근까지 경제전반의 상황을 봤을 때 금년중 연간 5% 성장 달성에는 어려움이 더 커졌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경제가 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돼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덕수 경제 부총리의 5% 성장 포기 시사 발언에 이어, 박 차관의 이날 발언은 정부가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전망이 그대로 베어있는 셈이다.


영세 자영업자 대책은 반시장적 아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영세자영업자 대책이 반(反) 시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박 차관은 “피상적으로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영업자 대책은 진입을 억제한 것이 아니라 창업 준비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자가 준비 없이 과당 경쟁 업종에 뛰어들게 되면, 창업자는 물론 관련 업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4 부동산대책 이후에도 강남 집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대책 여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기수요억제 대책만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면서 “정부도 그동안 건설경기 연착륙 등의 대책에서 밝힌 것처럼 주택공급 확대 등의 대책을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여당과 정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경 편성 논란과 관련해, “재정투자와 감세정책간 효과 문제는 해묵은 논쟁일 뿐”이라며 “현재 추경은 이런 모든 요인을 감안해 초동단계 수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저축은행 등의 부실규모에 대해, “특정 금융기관이 부실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 “정말로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언급을 꺼려했다.

다음은 박 차관보의 정례브리핑의 모두발언 요약이다.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회복 속도가 기대했던 것 만큼 빠르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경기회복 조짐은 이어지고 있다.
수출은 작년 고성장에 의한 기저효과로 증가율은 낮아졌지만 두자릿수 증가율 유지하고 있다. 민간소비는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서비스업도 내수회복 조짐을 반영해 점차 개선되고 있다. 다만 경기가 아직 전환기에 있고 내수회복이 완만해 수출둔화에 따른 효과를 상쇄하지는 못하고 있다.

1/4분기에 이어 최근까지 경제전반의 상황을 봤을 때 금년 중 연간 5% 성장 달성에는 어려움이 더 커졌다. 하지만 정부는 경제가 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돼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궤도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다할 것이다.

거시정책은 그간 경기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고 재정 조기집행, 종합투자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 또 공공부문의 투자현황도 점검할 것이다.

통화정책은 실물경기 여건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투자활성화를 위해 신도시와 기업도시 건설, 대형국책사업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임대주택 건설 확대, 신용회복 지원, 새로운 학자금 대출제도 도입 등으로 가계부문의 소비여력 넓혀나갈 것이다.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와 벤처기업 육성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은 6월말이나 7월초에 발표할 예정이다.

4월말 기준으로 조기경보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원자재와 토지시장에서 일부 관찰이 필요한 징후가 나타났지만 대외, 금융, 주택시장, 노동부문 전반적으로는 안정된 모습이 유지되고 있다.

금융산업 부문은 그간 관심수준에서 벗어나 정상 수준으로 복귀했다. 이는 중소기업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안정된 모습 보이고 있고 일부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한 대부분 금융기관 호전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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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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