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기사 더보기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아이를 유치원 차에 태우고 차가 멀어질 때까지 한참을 햇살 속에 서 있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무슨 반가운 소식을 전하려는지 요란스럽게 울어대는 까치와 온통 초록 천을 덮어씌운 듯한 동네 야산. 그리고 동네에 점점이 박힌 빨간 장미와 마구 쏟아 붓는 듯한 햇살이 함께하는 시골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다 부서져 내리는 햇살이 손바닥으로 내려앉을 것 같은 착각에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별처럼 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먼 곳으로 던진 제 시선 속으로 빨갛고 노란 꽃들이 들어 왔습니다. 큰사진보기 ▲김정혜 그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서 보니 소름이 돋을 정도로 황홀한 붉은 장미였습니다. 큰사진보기 ▲김정혜 하루 종일 수십 대 아니, 수백 대가 다닐지도 모르는 뿌연 시골길에 빨간 장미가 요염하고 도도하게 피어 있습니다. 그런데 빨간 것은 분명 장미인데 그 옆으로 아주 노랗게 피어 있는 그 꽃은 도대체 무엇인지…. 큰사진보기 ▲김정혜 자세히 살펴 보니 꽃은 장미를 닮아 있는데 잎은 동백 잎사귀와 너무나 흡사합니다. 큰사진보기 ▲김정혜 한참을 이리 보고 저리 보다 문득 카메라 생각이 나서 종종걸음으로 집을 향했습니다. 그리곤 행여 그 고운 모습들이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지나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노파심에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참으로 소박한 시골길. 사람의 세세한 손길 한번 스치지 않은, 처음 그 길이 생기고부터 지금까지 늘 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시골길이었기에 그 꽃들은 더더욱 아름다웠습니다. 또 정성스런 손길 한번 스치지 않고 혼자 묵묵히 피어났기에 더더욱 아름다웠습니다. 큰사진보기 ▲김정혜 다만 그들 곁에는 매일 같이 매연을 내뿜으며 쏜살같이 달리는 차들만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황홀한 색과 자태로 피어 있으니…. 큰사진보기 ▲김정혜 집으로 돌아오면서 내내 머릿속엔 그런 생각들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묵묵함! 그래. 장미는 그 어떤 투정도 그 어떤 원망도 그저 묵묵하게 인내하였구나. 달리는 차가 내뿜는 매연에 진저리를 치고도 싶었을 터이고 그저 예쁘다며 무심하게 꽃을 꺾는 인간들의 냉정함에 몸서리를 치고도 싶었을 터인데 그 어떤 항변도 그 어떤 원망도 뒤로 하고 어쩌면 그토록 아름답게 피어났을까. 그래서 그 빨간색이 더욱 요염하고 네 모습이 더욱 도도해 보였던 것이구나." 큰사진보기 ▲김정혜 더불어 저 자신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쓰다든지 달다든지 좋다든지 싫다든지 하는 순간순간 사로잡히는 감정들의 노예가 되어 일순간도 참지 못하고 그 격정에 너무나 쉽게 휘말려드는 조급하고 성급한 저 자신을 반추해 보게 되었습니다. 큰사진보기 ▲김정혜 시골길에 핀 참으로 요염하고 도도한 장미 몇 송이에게서 이 아침, 저는 묵묵함의 참된 진실을 배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추천3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정혜 (k26760) 내방 구독하기 왜 기자회원이 되고 싶은가? ..내 나이 마흔하고도 둘. 이젠 세상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하루종일 뱅뱅거리는 나의 집밖의 세상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곱게 접어 감추어 두었던 나의 날개를 꺼집어 내어 나의 겨드랑이에 다시금 달아야겠다. 그리고 세상을 향해 훨훨 날아보아야겠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40년 우상 직접 보는데 4만 원이 아깝겠노"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단독] 윤석열 모교 서울대에 "아내에만 충성하는 대통령, 퇴진하라"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3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4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5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장미, 네게서 묵묵함을 배운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인기기사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남자선배 무릎에 앉아 소주... 기숙사로 가는 내내 울었다 중학교 졸업여행에서 장어탕... 이건 정말 '세상에 이런 일이' 팔순잔치 쓰레기 어쩔 거야? 시골 어르신들의 '다툼' 18년 된 헌 아파트, 직접 고쳐 쓰니 새집 같습니다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사다리 타고 올라간 동료의 죽음, 그녀는 도망치듯 시골로 갔다 제주도 특별한 미용실의 정체... 5분 만에 머리 깎는 이유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