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사 "의정부지검, 여중생사망사건 자료 은폐"

[주장] 대법 공개 결정에도 현장 사진 등 일부 공개 안해

등록 2005.06.10 13:16수정 2005.06.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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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대한 의정부지검 수사기록 검토 결과 기자회견이 열린다.

평통사 부설연구소 고영대(전 여중생범대위 진상규명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사건 관련자의 특정 신원사항을 제외한 관련 기록 일체를 공개하라는 대법원의 최종판결에 따라 1000여쪽에 이르는 관련 기록을 검토했다고 한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공개된 자료에는 미군 피의자 자술서, 미 육군 범죄수사대(CID)의 수사자료, 두 여중생 사건에 대한 의정부지청의 법률 검토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관련 기록을 입수하기 위해 수차례 의정부 지검을 방문한 김종일 전 여중생범대위 집행위원장(평통사 사무처장)과 김현진 홍보부장에 따르면 의정부지검과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들은 관련 기록 복사 및 열람에 협조하지 않거나 심지어 자료 은폐를 목적으로 거짓말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의정부지검이 복사해 건네준 자료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내용상 중요 부분이 누락되어 있거나 시신 사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이들은 5차례 이상 의정부 지검과 관련 기관을 방문해 항의했음에도 여전히 공개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의정부경찰서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두 여중생 변사 사건 경과보고 및 지휘품신>에 첨부되어 있는 11장의 현장 및 시신 사진을 들 수 있다.

누락사실을 확인한 이들은 의정부지검과 경찰서를 수차례 오가며 자료 공개를 요구했으나 서로 떠넘기거나 거짓말을 하는가 하면, 자의적 판단에 따라 공개 결정을 집행할 직무를 해태하려 했다는 것이다.


<여중생 사건에 대한 법률검토>를 은폐하려 한 사실도 심각한 문제이다. '법률검토'는 사건 당시 미2사단의 요청으로 의정부지검에서 작성한 것으로 의정부지검이 두 여중생 사건을 어떻게 조사하고 처리했는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문서이다.

수사 기록을 검토한 관계자에 따르면 의정부 지검은 미군에 유리한 쪽으로 수사함으로써 사건을 축소, 왜곡시켰다는 것이다. 또 축소 왜곡한 수사결과에 따르더라도 최소한 두 살인 미군의 처벌이 불가피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정부지검의 수사 결과 보고(2002년 8월 9일)는 이마저도 왜곡한 철저히 대국민 기만극이라는 것이다. '법률검토'는 내용검토 과정에서 누락되어 있음을 확인하고 재차 방문해서 원본과 사본을 일일이 대조하는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공개되었다고 한다.


대법원 판결은 여중생 사건과 관련된 의정부 지검과 의정부 경찰서에 보관된 모든 자료(시신 사진 포함)를 공개하도록 결정했음은 물론이다.

의정부지검과 경찰서 관계자들이 일부 수사기록에 대해서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은폐하려 했던 목적은 수사기록 일체가 공개될 경우 여중생 사건에 대한 수사와 사건처리 과정의 심각한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나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 보여진다.

김종일 처장은 의정부 지검과 경찰의 행태로 볼 때 관련 자료를 얼마나 어떻게 누락시키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대법판결을 존중하고 집행해야할 검경의 위와 같은 행태는 직무유기로 엄격히 처벌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수십만 명이 촛불시위에 참여하는 등 국민적 공감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던 두 여중생 압살사건은 여전히 우리에게 큰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이번 정보공개 결정과 관련 기록에 대한 검토가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소파개정, 부시 사과 등 두 여중생 투쟁이 제기한 과제를 풀기 위한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경아 기자는 평통사 평화군축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평통사 활동소식란에 함께 게재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경아 기자는 평통사 평화군축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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