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황우석 박사 생가에 살고 있는 노인부부김범태
노인 부부가 이 집에 정착한 정확한 햇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5~6년은 족히 되었다고. 20년 전 황우석 박사의 가족들이 이 곳을 떠나면서 비어 있던 집에 이들 부부의 둘째아들이 잠시 살다가 이사를 가면서, 노인들이 이사를 오게 됐다.
최 할머니는 “큰아들이 부도를 내 오갈 데 없게 된 우리 내외의 딱한 사정을 들은 황 박사 어머니가 고맙게도 선처를 해 주어 그나마 살 수 있었다”며 말끝을 흐렸다.
고령인 노인 부부는 현재 수입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6·25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에게 보조되는 6만5천원(한 달)의 수당과 노인수당 3만원 등 10만원 남짓한 돈으로 근근히 버티며 살아가고 있다. 할머니는 무슨 연유인지 행정상의 문제로 노인 수당도 받을 수 없다고. 사정이 이렇다보니 월세방이라도 얻어 이사할 엄두도 못내고 있다.
할아버지는 “남의 헌집이라도 들어가야 하는데 마땅히 그럴 집이 없어 걱정”이라며 “주변사람들에게 알아봐 달라고는 했지만, 잘 모르겠다”고 애써 시선을 돌렸다. 황 박사 자신도 복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생가 복원을 둘러싸고 무의탁 노인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한편, 부여군 측에서는 생가 복원 계획에 대해 “현재로서는 주차장 시설 이외에는 구체적인 관광명소 개발계획이 없다”며 언론보도를 일축했다. 또 “아직 예산편성된 것이 없어 언제 공사에 들어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들 노인들의 거처에 대해서는 “군에서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 | "생가 복원은 황우석 박사 의사 따라야" | | | 찬반양론에 휩싸인 황우석 박사의 생가 복원 문제 | | | |
| | | ▲ 지난달 내린 폭우로 토담으로 쌓은 벼저장고가 무너졌다. | | 황우석 박사의 생가 복원에 대해 고향인 부여군 주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곳 사람들은 각자 찬반양론을 펼치면서도 대부분 황 박사의 의견에 따라야 한다는 데 무게중심을 실었다.
은산면 가중리에 사는 김용하(45)씨는 “물론 황 박사의 업적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황우석 신드롬’이 일자 군이 너무 분위기에 편승해 즉흥적으로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심춘배(54)씨는 “세계적으로 위대한 일을 해 낸 큰 인물인데, 그 정도는 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앞으로 더 훼손되기 전에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며 복원에 찬성했다.
하지만 황 박사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유동옥(52)씨는 “개발이 되면 좋겠지만, 우선은 황 박사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며 “혹여나 그에게 누를 끼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종희(55)씨도 “본인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황 박사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황 박사의 생가 인근에 사는 황동주(70) 할아버지는 “관광객들이 자녀들을 데리고 와서 실물교훈의 장으로 쓰는 등 교육상으로는 아주 좋은 곳이지만,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 복원에는 반대한다”며 “황 박사의 뜻을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황우석 박사 생가 관광 명소화를 주제로 실시한 네티즌 설문조사에서도 14일 현재 1만943명의 응답자 가운데 60.8%인 6,654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국민들은 생가 복원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김범태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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