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와 총리의 와인 ‘건배’...김우중 회장은 구치소행 16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담 모임이 이해찬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비슷한 시간 서초동 대검찰청사에서는 제25대 전경련 회장을 지냈던 김우중 전 대우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되기 위해 검찰수사관에 이끌려 나오고 있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 남소연
[5신 : 16일 밤 10시]
강신호 회장 “동료가 저렇게 됐는데, 우리도 자중하자는...”
재벌총수들과 총리 와인 기울일 때, 김우중 회장은 독방으로
“김우중 회장 선처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나?”(기자)
“김우중 회장 관련해서는 이야기가 없었어요.”(강신호 회장)
“앞으로 전경련 차원에서 입장을 내실 계획은 있으신가요?”(기자)
“조사가 끝나면 이야기를 해야되겠죠.”(강신호 회장)
“어떤 조사인가?”(기자)
“재판이지. 재판이 끝난 다음에 이야기를 해야 되겠고, 동료(김우중)가 저렇게 됐으니까, 우리도 자중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강신호 회장)
16일 저녁 8시 40분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로비.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재벌총수와 이해찬 국무총리간 만찬이 끝난 후,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기자들에 둘러싸였다. 기자들의 질문은 총리와 첫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부터 시작된 전경련 회장단과 이 총리간 첫 회동은 김 전 회장의 구속과 맞물리면서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강 회장과 함께 이건희 삼성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선처를 바란다는 의사를 나타냈기 때문에, 만찬에서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았다.
하지만 이날 만찬회동에서는 현재의 경기에 대한 의견교환 등이 있었을 뿐, 김 전 회장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이건희 회장도 만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김 전 회장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대신 경기 회복을 위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해찬 총리 “대통령과 총리는 민주화운동 했지만, 국방과 경제가 중요”
이날 만찬장에는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이건희, 정몽구, 최태원 회장 등 14명의 재벌총수가 자리에 앉았다. 정부쪽에선 이해찬 국무총리와 국무조정실장 등이 만찬에 참석했다.
이해찬 총리는 이날 재벌 총수들과의 첫 만찬 자리를 의식한 듯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기업들이 아직 투자를 많이 망설이는 것 같다”면서 기업투자가 활발해 질수 있도록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와 관련해, 이 총리는 “당초 예상했던 5% 성장이 쉽지 않겠지만, 올 3분기부터 건설과 내수가 살아나면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과 총리는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민주화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국가 안보와 경제가 잘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재벌총수와 총리의 와인 ‘건배’...김우중 회장은 구치소행
이건희 삼성 회장은 서비스, 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건의했다. 이 회장은 만찬을 마치고 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우리나라가 문화, 서비스산업이 발전해야 진짜 일류국가가 될 것”이라며 “이것이 나라가 발전하는 순서”라고 말했다.
조건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이날 만찬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면서 “이 총리가 경제전문가가 아님에도 30여분 가까이 현 경제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회장들께서 대부분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발언이 끝난후, 강신호 회장의 마무리 발언이 있은 후 만찬장에는 박수와 건배가 뒤를 이었다. 강 회장은 “와인을 다 마시고 나가셔야 환경에 도움이 된다”는 발언을 건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저녁 8시45분께, 만찬 회동을 마친 이해찬 총리와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등 일부 재벌총수들은 만찬장 입구에서 기다리는 취재진을 따돌리고 후문으로 성급하게 행사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