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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송이 달고 있는 이슬방울 ⓒ 전향화
강원도 평창 대관령 삼양 목장을 찾았다. 그곳에 대한 추억이나 평은 사람마다 달랐다. 어떤 사람은 4월 봄에 이곳을 찾았는데 전망대에 오르니 설원이었다는 감동스런 추억을 가진 사람도 있고 가축 냄새가 심하다는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10m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구름속이었다. 구름이 우리 옆을 지나 몰려다니기도 하고 차안으로 들어오기도 했다. 머리는 내리는 안개비로 젖어들지만 풀잎에 이렇게 포도송이처럼 이슬이 맺힌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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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은 초록의 신선함을 더합니다 ⓒ 전향화
충청도는 더운 여름이지만 해발 1,000m의 대관령은 쌀쌀한 봄이다. 조경연구회 모임으로 이곳에 오게 됐는데 교수님의 강의를 들으니 농촌진흥청 자료라며 제시한 표에 초록색은 여러 색 중에서 사람에게 행복감을 준다는 것이다.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5월의 신록이 햇살을 받아 빛이 날 때 그 모습은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이 나무는 무슨 나무일까? 동그란 잎이 목련을 닮은 듯한데 나는 저 색이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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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록의 잎은 행복감을 줍니다. ⓒ 전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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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 전나무 숲 길 ⓒ 전향화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을 걷는다. 아직 이곳은 5월의 신록이 남아있다. 전나무가 참 늠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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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을 달고 있는 청단풍 ⓒ 전향화
청단풍. 노래하듯, 춤추듯 펼쳐진 모습도 좋지만 가지에 별을 잔뜩 달고 있는 청단풍을 볼 때면 예전에 봤던 베토벤을 주제로 한 영화가 떠오른다. 엄마의 야단을 피해 지붕에 올라 별을 보며 힘든 현실을 잊고 꿈을 꾸던 베토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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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나무 숲길 옆의 계곡 ⓒ 전향화
전나무 숲길을 따라 펼쳐지는 계곡이다. 강원도는 참 아름다운 곳이다. 바다면 바다, 산이면 산, 계곡, 문화유산.
넓은 바위에 앉아 물소리를 듣는다. 청각을 통해 마음이 안정되고 평안해진다. 넓은 바위에 누워 있으니 등은 초록색에 배는 붉은 색을 하고 거기에 검은색 줄무늬까지 있는 멋쟁이 무당개구리들이 보인다. 살금살금 다가가 카메라를 접사모드로 놓고 눈앞에 바짝 들여대니 겁을 먹은 것인지 그대로 포즈를 취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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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당개구리, 징그럽다구요? ⓒ 전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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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멋쟁이가 아닙니다. 손톱, 발톱까지 신경썼습니다. ⓒ 전향화
월정사에 들어서니 나이먹어 중후한 멋을 내는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눈에 띈다. 잘 키워진 주목들과 나이답지 않게 소복한 잎을 가진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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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 팔각구층선탑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 ⓒ 전향화
이번 모임에서 '수목장'이란 매장법을 처음 알게 되었다.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해서 그 재를 나무밑에 뿌리고 그 사람의 이름을 따 '전향화 나무' 이런 식으로 명패를 달아 주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매장법이 있다니!
청단풍으로 다시 태어나서 초록색으로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주고 그 모양처럼 못다한 아쉬움은 별이 되어 하늘에 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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