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에서 반드시 한글날 국경일 승격"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 창립식 21일 열려

등록 2005.06.21 22:40수정 2005.06.2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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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 창립식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 창립식김영조
한글은 세계 언어학자들이 한결같이 최고의 글자로 추켜세우고 있다. 그것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때와 만든 사람을 아는 글자이며, 지극히 과학적인 글자여서 가장 배우기 쉽고, 거의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글자임은 물론 음향오행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는 점이 그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제 나라 한국에서는 푸대접받고 있다. 한글날이 국경일이 아닌 일반 기념일로 놔두고 있는 것은 물론 정부와 기업, 언론이 한글 대신 외국어에 온통 정신을 팔고 있을 정도인 것이다.


이렇게 한글이 홀대를 받도록 놔둬도 되는 것인가? 이에 대해 '아니다'라며 국회의원들이 한 목소리를 냈다. 21일 늦은 4시 국회 귀빈식당에서는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 외 19명의 각 당 의원들과 한글단체 관계자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 가운데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 창립식을 열었다.

인사말, 축사를 하는 천영세 의원, 이미경 의원, 남기심 국립국어원장
인사말, 축사를 하는 천영세 의원, 이미경 의원, 남기심 국립국어원장김영조
이날 행사에서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의 대표로 뽑힌 신기남 의원은 "우리 민족의 고유성, 정체성, 창조성이 한글에 집약돼 있다. 그런데도 아직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지 못하고 홀대를 받는다. 하지만 17대 국회가 한글날을 국경일로 승격시킴은 물론 한글문화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으로 역사의 평가를 받도록 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한글 홍보대사 이광연 아나운서(위)와 정재환 방송인(아래)
한글 홍보대사 이광연 아나운서(위)와 정재환 방송인(아래)김영조
이어서 국회 문화관광위원장 이미경 의원은 "지난해 17대 국회에서는 '국어기본법'이 통과되었다.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인데도 언론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런 일이 1면 머릿기사로 될 때 선진국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아쉬웠다. 앞으로도 문화관광위원회를 이끌면서 한글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축사를 했다.

이밖에도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했으며, 남기심 국립국어원장, 이상보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회장 등이 축사를 했다. 현재 이 모임에 참여한 의원들은 열린우리당 간사 임종인 의원과 24명, 한나라당 간사 정두언 의원과 25명, 민주노동당 간사 노회찬 의원과 10명, 민주당 간사 손봉숙 의원과 2명 등 61명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의원 10명이 전원 참여하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에선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의 한글홍보대사로 와이티엔(YTN) 이광연 아나운서와 정재환 방송인이 위촉되었다.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 창립을 위한 1부 행사에 이어 2부 행사로 한글훼손사례 발표, 한글영상 '세계로 한글로' 상영, 한글 무용 사진 및 한글 상품 전시 소개가 있었으며, 한글정보화와 관련된 설명이 있었다.


참석자들은 올해야 말로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는 기쁜 해가 될 것을 의심치 않았다. 당을 뛰어넘어 많은 의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기에 이를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는 생각들이었다.

"16대 국회에선 외로웠다.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이루어내지 못해서 한이 맺혔었다. 하지만 17대에는 이렇게 많은 의원들이 힘을 보태고, 한글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기에 한결 용기가 나며, 한글날 국경일 승격은 통과가 확실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라는 신기남 의원의 다짐에 모두가 공감하는 마무리가 있었다.


한글서각 전시, 한글무용 사진전시, 한글상품 전시
한글서각 전시, 한글무용 사진전시, 한글상품 전시김영조


"한글날 국경일 승격 위해 의원 모임 만들어"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 대표 신기남 의원 인터뷰

▲ 신기남 의원
행사 뒤 신기남 모임 대표와 간단한 인터뷰를 했다.

- '한글문화세계화를 위한 의원 모임'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지난해 한글날 국경일 승격을 위해 뛰었지만 뜻대로 안 되었다. 이 일을 힘차게 하기 위해서는 당을 뛰어넘는 의원모임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또 우리의 자랑인 한글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것은 의원들이 나섰을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추진하게 된 것이다."

- 한글날 승격 외 동 모임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일들은 무엇인가?
"한글정보화사업과 한글문화사업에 정책적인 그리고 예산의 뒷받침을 하는 도움을 할 것이며, 특히 정부로 하여금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도록 촉구할 것이다. 또 해외 한글보급화 지원, 외국 한글학교나 문화원에 정책적인 뒷받침, 남북 한글학자들의 교류지원은 물론, 국회 내부로는 국회의원 배지와 깃발을 한글화하도록 할 것이다."

- 지난해 통과된 국어기본법에 한글단체 인사들의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있는데….
"국어기본법이 물론 여러 가지로 미흡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법을 통과시켰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모자란 점은 발전적으로 개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한글 외 다른 전통문화도 지원할 의사는 없는가?
"한글이 우리 전통문화의 핵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전통문화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민족의 고유성, 정체성, 창조성을 드러내는 모든 전통문화는 육성해야 하고, 세계화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선 한글에서 시작하여 다른 전통문화도 지원되도록 노력하겠다. 아직 어렵지만 편하고 아름다운 생활한복을 입어보려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

- 의원모임을 열면서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임은 진리일 것이다. 각 민족의 고유한 문화가 세계에 다양하게 살아있어야 한다. 문화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은 안 된다. 그중 우리 고유의 문화 특히 한글이야말로 인류문화의 대단한 유산이다. 국민들이 긍지를 가지고 한글과 민족문화의 발전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주길 바란다."
/ 김영조 기자

덧붙이는 글 | <참말로>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참말로>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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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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