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ice field, 성명 : Rita Van HuffelRita Van Huffel
멀리 산이 보이고 그 아래로 강이 있으나 주인을 잃었는지 외로운 배 한 척이 보인다. 그리고 자그마하게 보이는 정자 한 채. Anna Park님의 정자(亭子)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외국인의 시각으로 낯선 나라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사공 없는 배로, 한 척의 배로 또는 한 채의 정자로 나타냈을까? 배가 없었다면 강물인 줄도 몰랐을 뻔한 수묵화 작품을 보면서 초보자의 풋풋함을 느낄 수 있었다.
먹색의 진하기에 따라 부드러운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수묵화는 굵은 나뭇가지와 그 나뭇가지에 핀 꽃의 대비가 뚜렷해 보였다. 거기에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필리스님의 작품에서는 다른 굵은 나뭇가지와 꽃들을 연상하기가 어려웠지만 우리 수묵화의 특징인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었다.
산과 숲 그 아래에 펼쳐진 Rita Van Huffel님의 Rice field의 풍경은 고즈넉해 보였다. 흐르는 정적에 힘찬 황소 한 마리나 논두렁에 서 있는 농부와 아낙네가 빠진 것을 보건대,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뒤일까' 혼자 이런 저런 생각으로 그림을 읽었다.
한데, 이 작품전이 전시되고 있는 공간이 시립미술관의 지하 1층이라는 점이 안타까웠다. 지하이기에 많은 사람이 전시를 관람할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물론 참여자가 많은 인원의 전시도 아니고 유명인사가 참여하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옆에 덩그러니 붙여진 한 장의 안내문은 생색내기에 불과해 보였다.
요즘처럼 맑은 날씨에 외부의 공간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를 하면 더욱 좋았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뛰어난 작품이 아니더라도 외국인의 손으로 담은 수묵화 그림 한 점에 시립미술관 앞을 지나다니는 이들의 눈이 즐겁지 않겠는가? 시립미술관의 정원과 1층 로비에 전시를 해도 좋았을 것이다.
'시립미술관에서 외국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음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없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뿐만아니라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의 미술관소식란에는 이 전시화 관련해 안내된 내용도 없었다.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홍보비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전시회를 홍보로 연결하는 기획력이 부족해 보였다.
이 작품전은 오는 6월 30일까지 전시되며 앞으로도 외국인들이 보다 다양하게 우리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 국정넷포터와 위민넷에 송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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