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화의 여름 향기에 취하다

강원도 평창 한국 자생식물원에서

등록 2005.06.24 20:54수정 2005.06.2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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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생화 식물원 입구입니다.

자생화 식물원 입구입니다. ⓒ 유병관

지난 17일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국립 공원 주변에 있는 한국 자생식물원을 찾았습니다.

대관령 삼양목장에서의 장엄한 아침일출과 드넓은 초지에서 짜릿한 오토바이 체험의 추억을 뒤 로 한 채 우리 꽃 자생화의 여름향기에 취하고픈 마음에 일행과 함께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곳 식물원은 오대산 끝자락 3만여평에 우리 꽃으로 일대를 뒤덮고 있는데 자연의 품에 안긴 듯한 야외식물원을 중심으로 산책길을 따라 걸으면 부처꽃, 꽃창포 · 할미꽃·나리 등의 꽃내음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a 유리온실 내부에는 실내조경용 작품들이 보입니다.

유리온실 내부에는 실내조경용 작품들이 보입니다. ⓒ 유병관

서양꽃에 비하면 꽃잎이 다소 작지만 소박한 우리 꽃의 특색을 살려 만든 분경, 분화, 목부작 등으로 만든 실내온실의 전시관은 집 앞마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을 모아둔 공간입니다. 이 전시관을 지나면 한 시간 남짓 자생화를 보며 가벼운 산책을 할 수 있는 코스로 이어집니다.

a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견학을 온 것 같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견학을 온 것 같습니다. ⓒ 유병관

요즈음 어린이들은 과거의 우리같이 여름이 되면 시냇가에 가서 검정고무신으로 송사리를 잡는 체험이라든지 나무로 만든 총으로 총싸움이라든지 떼를 지어 산으로 올라가 진달래꽃을 따먹는 등의 추억이 없어 과연 어른이 되면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어떤 생각을 할까 안타깝고 자연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많이 접해주고 싶습니다.

a 냇가 및 습지에서 잘 자라는 부처꽃입니다.

냇가 및 습지에서 잘 자라는 부처꽃입니다. ⓒ 유병관

생태식물원은 긴 산책로의 동물명칭 식물원, 사람명칭 식물원, 허브(향)식물원, 재배단지 식물원, 습지원 등 여러 가지 주제관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고 주변의 자생식물들을 인공적인 면을 거의 볼 수 없고 자연스럽게 관찰하고 촬영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향식물원은 허브는 대부분 미국 식물로만 알려져 있으나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에서도 섬백리향, 산국, 구절초, 꽃향유와 고본 등 식물전체에 향을 지닌 식물도 있습니다.

a 나무로 만들어져 밟는 느낌이 부드럽고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인 나무계단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져 밟는 느낌이 부드럽고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인 나무계단입니다. ⓒ 유병관


a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할미꽃입니다.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할미꽃입니다. ⓒ 유병관

뿌리에서 많은 잎이 나오는 할미꽃은 전체에 많은 털이 있으며 긴 잎줄기에 5개의 작은 잎으로 구성되어 있고 잎 윗면에는 털이 없습니다. 할미꽃이라는 이름은 꽃이 꼬부라진 모양과 꽃이 지고 나서 열매의 모양에서 유래한 것 같습니다.


a 꽃모양이 사람의 심장을 닮은 금낭화입니다.

꽃모양이 사람의 심장을 닮은 금낭화입니다. ⓒ 유병관

금낭화는 흔히 관상용으로 심으며 잎은 엇갈려 나며 잎은 4장이며 2.5~3cm정도 됩니다.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라고도 하며 이슬이 맺힌 꽃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옛날 여자들이 지니고 다니던 주머니와 모양이 닮은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정원이나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어 야생화라는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아마 꽃이 아름다워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주변에 이를 심고 아꼈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a 꽃은 아름답지만 꽃가루가 피부에 닿으면 물집이 생길 수도 있는 백선입니다.

꽃은 아름답지만 꽃가루가 피부에 닿으면 물집이 생길 수도 있는 백선입니다. ⓒ 유병관

백선은 운향과에 속하며 해발 800m 이하의 낮은 야산에서 자라며 양지바른 풀밭의 키가 낮은 잡목들과 더불어 생육하며 꽃은 5~6월에 연한 홍색으로 개화합니다. 어린잎에 투명한 유점이 있어서 건드리면 독특한 냄새가 나는 약용식물로, 낙태, 두통, 황달, 이뇨 등에 처방된다고 합니다. 한때 산삼을 20여 뿌리나 캤다하여 화제가 된 사건이 결국 이 백선 뿌리로 조작된 사건임이 밝혀질 정도로 뿌리가 아주 굵고 빛깔도 산삼이나 인삼과 닮았습니다.


a 이 물은 굽이굽이 흘러 식물원 자생화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것입니다.

이 물은 굽이굽이 흘러 식물원 자생화의 목마름을 해소시켜 줄 것입니다. ⓒ 유병관

사람이 어떤 사물이나 환경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느끼는 감흥으로서의 쾌적성 즉 어메니티(Amenity)는 다양한 경관 요소들의 집합에 의해 생기는 이미지 일뿐만 아니라 소재 그 자체를 일컫기도 합니다. 어메니티의 최종목적은 각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경관을 통해 도시 등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입니다.

a 꽃이 크고 아름다운 창모양의 꽃창포입니다.

꽃이 크고 아름다운 창모양의 꽃창포입니다. ⓒ 유병관

재배단지안에는 벌개미취, 원추리, 붓꽃, 꽃창포 등 군락으로 피어있는 모습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꽃창포는 붓꽃과로 습기가 많은 풀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써 꽃은 6~7월에 홍자색으로 피며 가지와 원줄기 끝에 하나씩 달립니다. 또한 벌개미취는 산지의 습지에서 자라는 꽃으로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자랍니다. 꽃은 연한 자주색을 띠며 일반 가정집의 정원에서 조경으로 잘 자랍니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농촌경관 등의 수혜자는 농촌주민 뿐만 아니라 수요욕구를 충족시키는 도시민들입니다. 특히 강원도는 지역 특성상 자연그대로의 어메니티로서 국민들에게 청정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고 이러한 깨끗한 이미지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고 승화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자원의 잠재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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