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살풀이 장단에 성당이 '들썩'

수원교구 안산지구 상록수성당 설정10주년 기념행사 열려

등록 2005.06.28 02:48수정 2005.06.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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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수원교구 안산지구 상록수 성당

수원교구 안산지구 상록수 성당 ⓒ 정희경

천주교 수원교구 안산지구 상록수 성당이 우리의 전통 춤을 교인들에게 선사했다.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에 위치한 상록수 성당은, 26일 본당 설정 10주년을 맞아 교인 700여명과 함께 1부 순서로 국악미사가 올려졌고, 2부 순서로는 성 바오로 성상 제막식과 함께 '김진환 우리 춤의 향기'의 초청 공연이 진행되었다.

a 박희경, 김효주, 이효진의 '삼고무'

박희경, 김효주, 이효진의 '삼고무' ⓒ 정희경

'김진환 우리 춤의 향기'는 사회자의 춤 배경 설명과 함께 춘앵전, 살풀이, 설장고, 사물놀이 삼고무, 승무로 이어졌다. 살풀이 공연 후 사회자는 "무엇을 푼다고 해서, 옷고름이라도 풀 줄 알았는데 아무 것도 풀지 않고 춤만 추네요"라는 익살을 떨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삼고무와 설장고에서는 춤꾼들의 역동적인 몸짓에 관객들은 앙코르로 화답하였다.

맨 앞좌석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을 관람한 전시몬(용인지구 상하성당 주임신부) 신부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문화적으로 표현하는 근본은 하나의 의미이다"며 "그간 기회가 안 닿아서 이런 문화를 향유할 수 없었던 것뿐이지, 세상의 모든 것들은 하늘의 것으로, 문화적 표현, 인간 내면의 표현이 곧 하늘의 표현이다"고 했으며, 우리 춤이 갖고 있는 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천주교 성당에서 다른 종교적 성격이 짙은 전통문화 공연을 올린다는 게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상록수 성당 임익수(33·베드로) 주임신부는 "이 기쁜 날 어르신네들에게 무엇인가를 해 드리고 싶어, 우리 춤, 우리 문화를 선택했다"며 "춤에 종교적 의미가 다분히 내포되어 있는 승무나 살풀이는 공연 올리기 직전까지도 많이 망설였는데, 공연 후 어르신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기뻤다"며 춤의 종교적 의미가 아닌 우리 민족 문화, 우리의 몸짓과 정서로 접근하는 열린 시각을 보여 주었다.

이번 공연을 주관했던 '용오름' 김진환 대표는 "우리의 전통춤을 성당에서 선보이는 것은 매우 뜻깊고 보람된 일이며, 기념행사에 걸맞은 우리 춤의 신명과 예술적 승화를 함께 하고 싶었다"고 공연 의의를 밝혔다.


인간 구원의 의미를 갖는 종교가 그 인간들의 내면의 몸짓과 언어로 표현되는 문화와 정서 속에 녹아 들 때, 그 종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훨씬 가까이 다가서 있지 않을까 싶다.

a 김진환 무용예술원 단원 윤상미의 '살풀이'

김진환 무용예술원 단원 윤상미의 '살풀이' ⓒ 정희경


a 이효진, 김효주의 '춘앵전'

이효진, 김효주의 '춘앵전' ⓒ 정희경


a 공연에 환호하는 관객들

공연에 환호하는 관객들 ⓒ 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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