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을 줄 몰라서 실제보다 개망초가 덜 보이네요.정명희
"○○아, 이 꽃 이름이 뭔지 궁금하지 않니?"
"뭔데?"
"개망초라고 부른대."
"개망초…."
"엄마 어렸을 적에 이 꽃이 참 예쁘다 생각했고 꽃 이름은 들국화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개망초인 것 있지."
"개망초, 개망초, 개망초가 뭐고 크크크…."
그 개망초를 올해는 뒷동산을 산책하면서 '떼거지'로 보게 되었다. 한 뿌리에서 어쩜 그렇게도 많은 꽃가지가 뻗어나는지. 먼저 핀 꽃들이 지고 나면 새로운 가지에서 새로운 꽃들이 또 피어나고,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반복하여서 들녘은 늘 눈이 부셨다.
나는 개망초가 흐드러진 길을 지날 때마다 황홀경에 빠진 나머지 개망초 꽃송이 송이들이 '와아 와아' 나를 환호 해 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곤 하였다. 나뿐만이 아니라 그 길을 산책하는 다른 '아줌마'들도 개망초를 보고 다들 한마디씩 하였다.
"안개꽃처럼 하얀 꽃이 너무 예뻐서 그 곳을 지날 때면 기분이 환해지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래요. 그런데, 그 꽃 이름이 개망초래요."
"아, 그래요? 너무 예뻐서 그쪽만 지나면 피로가 확 풀리는 것 같았는데. 개망초였군요."
주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그곳을 지나는데 그럴 때면 놓칠세라 아이들에게 개망초의 존재를 확인시켜주곤 한다. 그러면 큰애는 더 이상 꽃 타령하기 싫다는 투로 딴전을 피워 둘째에게만 개망초의 사랑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