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현
그런데 이들은 현재 부천시 원미구 상동 송내 북부역 광장 한 귀퉁이에서 초여름 땡볕과 싸우며 자전거를 조립 중이다. 찌는 듯한 여름을 그늘도 없는 송내역 광장 한 모퉁이에서 지내고 있는 것이다. 노점을 허가해 줄 수 없는 부천시 원미구의 입장 문제로, 전기를 공급할 수 없는 실정이라 냉수를 마시려면 얼음을 사다가 보온 용기에 담아둬야 하는 실정이다.
방치된 자전거를 분해한 뒤 페인트칠을 곱게 마친 다음, 부족한 부품을 새로 끼워 넣으면 북녘으로 보내질 자전거 1대가 탄생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하루 3대 정도의 새 자전거가 완성된다. 물론 페인트 칠이 잘 마르는 맑은 날에만 작업이 가능하다. 비가 오면 페인트가 마르지 않아 작업을 하지 못한다.
이들이 자전거와 만난 것은 3년 전이다. 재활용 자전거를 만들기도 하지만, 시민들이 들고 오는 고장난 자전거를 무상으로 고쳐주기도 한다.
시민 자전거 무상수리도 가능
▲정재현
원미자활후견기관 자전거자활사업단 곽석희 반장(51)은 "방치된 자전거 3대가 있으면 분해 후 재조립하여 1대의 완제품 자전거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며 "현재 45대의 완성 자전거를 만들어 비를 맞추면 녹이 슬기 때문에 부천시 원미구 원미동 지평교회 지하에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비가 와 자건거에 녹이 슬면 보관 장소도 마땅히 없어서 조립 장소부터 3㎞ 떨어진 교회에 보관하는 실정이다.
곽 반장은 또 "우리 손으로 조립한 자전거가 북한 동포에게 간다는 것이 기분이 좋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 5일 동안 조립했지만 만약 모자란다면 휴일을 포기하고 토, 일요일에도 자전거를 생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재현
| | "북 동포 도울 수 있단 생각에 휴일도 없어" | | | [인터뷰]부천원미자활후견기관 이지완 실장 | | | | 자전거사업단 사업을 지원하는 원미자활후견기관(www.wonmijahwal.or.kr) 이지완(32) 실장을 만났다.
- 지금까지 재활용 자전거를 얼마나 만들었는지
"1년에 500여대 정도를 재활용해 3대당 1대 꼴로 재활용자전거를 만든다. 구입하겠다는 사람에게는 3만원에 1대를 팔았다."
-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가했는가
"옛 생활보호대상자로 불렀던 수급권자가 7명, 차상위계층이 참가했다. 보통 평상시에는 주당 40시간 근무한다. 하지만 북에 보낸다는 생각에 자전거가 계획에 맞게 나오지 않고 모자란다면 토요일, 일요일도 나와서 자전거를 조립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 어떤 계기로 개성에 자전거를 보낼 생각을 했나
"우선 부천시민연합(www.puchon.or.kr) 조태현 시민사업국장의 제안에 따라 시작했다. 현재 뙤악볕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이 동포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힘겹지만 즐겁게 일을 하고 있다."
- 가장 어려운 점은
"작업자들이 비를 피할 공간이 없어서 부천시에 비교적 한가한 부천시 중앙공원 지하주차장 공간사용을 요청했지만 불허됐다. 전기가 없고 비를 피할 수 없어 비가 오면 일을 하지 못한다. 사실상 장마철엔 손을 놓고 있다. 전기가 없어 모든 공구도 직접 사람의 힘으로 돌리고 조이는 것이 가장 힘들다." / 정재현 | | | | |
덧붙이는 글 | 경기일보에 보낸 기사를 깁고 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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