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적 학교예결산 심의로 학교재정 '낭비'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 기자회견 열고 교육청에 근본 대책 촉구

등록 2005.07.07 17:21수정 2005.07.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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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이하 진주참학)는 7일 늦은 2시 30분 진주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회계 운용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학교재정이 낭비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면서 진주 교육청의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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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교육청 앞에서 학교재정이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 회원들 ⓒ 김현옥

진주참학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학교재정이 잘못 쓰이고 있는 학교의 사례는 다음과 같다.

진주 A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인 유00씨는 2004년도 학교 결산서에 나온 장애인 경사로 설치비 지출내역을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실거래 가격을 알아보았다. 장애인 편의시설인 핸드레일의 재료비 단가가 학교결산서에는 80,000원이었는데 실거래 가격을 조사해보니 59,455원으로 단가 차이가 있었다. 수량에 있어서도 결산서에는 우레탄마감 길이를 18m로 계산하여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길이를 재보니 9.1m로 절반에 불과해 두 배의 수량만큼 예산이 과다 지출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 때문에 A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결의하여 과다 지출된 1,858,510원을 업체로부터 되돌려 받기로 하였다.

또 다른 학교 결산서에는 과학실 개수대 한 짝 가격을 48만 5천 원씩 계산하여 6개를 들여온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 역시 여러 사업체에 의뢰하여 가격을 알아본 결과, 대체로 한 짝에 10만 원 정도의 견적서가 나왔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이러한 잘못된 학교 예산 지출을 바로 잡기 위하여 진주참학은 진주교육청에 문제가 된 학교의 회계감사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A초등학교의 사례는 “학교예결산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활동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내용으로 소위원회조차 구성하지 못하는 다른 학교와 견주어 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라고 참학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체로 예결산 소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심의를 하고 있어서 학교예결산 심의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

또한 도교육청에서는 학교예결산서를 교직원 및 학부모에게 공개하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진주참학에서 최근에 조사한 바로는 진주시내 86개 학교 가운데 19개 학교만 학교예결산서를 홈페이지에 탑재하여 실질적으로 학교예결산의 공개지침이 무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학교결산 심의 마지막 날인 6월 30일에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소집하는 학교도 있어서 “학교운영위원들이 학교예결산 심의의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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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예산이 과다 지출된 학교 사례 ⓒ 김현옥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진주참학은 진주교육장을 면담하여 투명한 학교재정 운영을 위하여 ▲지난해 장애인 편의시설 공사비등 목적사업비 지출에 대한 감사와 학부모 단체의 감사 참관 ▲학교공사 심사소위원회 구성 및 준공감리에 학부모 확인을 의무화 ▲학교 홈페이지에 학교예결산 탑재여부 조사 ▲학교교육계획 및 학교요람 인쇄물을 없애는 대신 홈페이지에 탑재하여 예산 낭비를 줄일 것 ▲학교운영위원회에 예결산소위원회 구성을 의무화 할 것 등을 요구하였다.

진주 교육청장은 학교회계의 투명성을 위하여 문제가 된 학교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것과 학부모 단체의 감사 참관 여부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에서 신중하게 검토해보겠다고 하였다.

또한 예결산소위원회 구성 등을 의무화하는 것은 교육 상위법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의무화하지는 못하더라도 학교에서 예결산 소위원회를 구성하도록 권장하여 투명한 학교재정이 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하였다.

덧붙이는 글 | 김현옥 기자는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 교육국장으로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김현옥 기자는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 교육국장으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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