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춤한성희
"남한에서는 꼭두각시춤이 있지요? 북한에서도 비슷한 인형춤이 있습니다. 남북으로 갈라 있어도 정서는 비슷해서 춤도 비슷합니다."
평안도 억양이 섞인 사투리로 노련한 사회를 보는 주 단장의 소개가 끝나자 다소 촌스러운 도령복과 한복을 입은 세 쌍이 나와 경쾌한 음악에 맞춰 인형처럼 팔과 다리를 빳빳하게 세우면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슬슬 빈자리를 찾아 앞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귀여운 인형들(?)의 익살맞은 춤에 함박 웃음을 머금은 표정으로 구경하는 관객들은 여성주간 행사인지라 거의가 여성들이었다, 흥이 오른 공연장은 웃음의 열기가 가득 찼고 나이든 아주머니, 할머니들은 중간중간 깔깔대면서 손뼉까지 치며 박자를 맞췄다.
요즘 웬만한 행사 초청 공연에 유명 가수가 와도 한두 곡 끝나면 태반이 자리를 비우는 모습을 자주 봐서 이런 모습들은 좀 의외다 싶기도 했다. 나 역시 각종 행사에 숱하게 취재 다니면서도 이런 공식행사 부대공연으로 펼치는 무용공연이나 음악 연주에 시간을 느긋하게 갖고 끝까지 관람하는 일은 드물다.
의례적인 행사라는 게 다 그렇고 그런 순서가 정해져 있으므로 행사성격에 따른 부대공연 프로그램 대충 살피고 그 중 사진빨 괜찮겠다는 종목 하나 찍어서 셔터 몇 번 누르고 물러나는 게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