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유명한 삼나무 숲길

[떠나요, 제주도! 2] 제주 명도암 절물 자연 휴양림

등록 2005.07.11 19:00수정 2005.07.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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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리의 연인> 이후 유명해진 박신양이 출연하는 자동차 광고 중 멋진 침엽수림이 늘어선 길을 달리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이 침엽수가 많은 캐나다쯤에서 촬영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주도에 가면 누구나 쉽게 침엽수가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다운 길을 만날 수 있다.

제주시에서 한라산 옆을 지나 서귀포로 향하는 5·16 도로를 따라 가다가 교래리 방면으로 좌회전을 하면 침엽수가 빽빽이 늘어선 광고 촬영지를 지나게 된다. 길 양 옆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이 나무들이 바로 삼나무이다. 나무들은 마치 자로 잰 듯 똑같은 키와 똑같은 둥치를 드러내며 나란히 서 있다.


제주도민들의 말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때, 이곳에 삼나무를 많이 심어서 제주의 곳곳마다 삼나무가 번창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길은 편도 1차선의 자동차 길로 차를 세우고 밖으로 산책을 하기에는 조금 불편한 감이 있다. 드라이브를 하는 마음으로 창문을 열고 이 길을 달리면 숲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차 안에서만 삼나무를 만나는 게 못내 아쉽다면 이 길을 따라 가다 나오는 ‘절물 자연 휴양림’을 찾으면 된다. 절물 휴양림은 위에서 말한 교래리 방향 도로를 타고 가다가 휴양림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하여 10여 분을 지나면 나온다. 널찍한 주차 공간에 차를 세우고 입구로 들어서면 아름다운 침엽수 산책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a 절물 휴양림의 삼나무 숲

절물 휴양림의 삼나무 숲 ⓒ 강지이


a 삼나무가 늘어선 산책로

삼나무가 늘어선 산책로 ⓒ 강지이

입구부터 빽빽이 늘어선 나무들은 하늘을 향해 솟아 있다. 산책로에는 바닥에 지압 효과가 있는 자갈을 깔아 놓아 맨발로 걸어도 된다. 자갈길이 불편하다면 깔아 놓은 원목 산책로를 가볍게 걸어도 좋다. 자갈 지압 길은 특색 있게 꾸며 놓아 가는 길마다 자갈의 색깔과 모양들이 다르다. 휴양림 입구에 써 붙인 현수막은 토속적인 제주도 사투리로 이루어져 보는 이들의 마음에 웃음을 머금게 한다.

“취사허젠 햄찌예! (취사하려고 하십니까?) 안되어 마씸! (안 됩니다) 경 허구정 허문 도시락 싸당 먹게 마씀! (그렇게 하실 거면 도시락을 싸다가 드십시다).”

a 맨발로 걸으면 지압 효과가 있는 자갈길

맨발로 걸으면 지압 효과가 있는 자갈길 ⓒ 강지이


a '취사 금지' 안내를 사투리로 써 놓은 현수막

'취사 금지' 안내를 사투리로 써 놓은 현수막 ⓒ 강지이

타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이지만 제주도민에게는 정겹게 다가 오는 제주도 방언. 고유의 제주 방언을 취사 금지 현수막에 사용하여 위화감을 없애고 친근감을 주는 시도를 하였다. 이런 귀여운 현수막을 보고 어느 누가 함부로 취사를 하겠는가!


휴양림 내부에는 무성한 연 잎으로 뒤덮인 연못과 아름다운 꽃나무들이 제각기 제 향기를 뽐내며 머무른다. 야영 시설이나 편의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어 제주도를 방문할 경우 숙박도 이곳에서 해결해 볼 만하다. 단체 야영장과 급수 시설이 많이 있으며 공중 화장실도 깨끗하고 여러 군데에 있다. 통나무집도 여러 채가 있어 예약을 미리 하면 이용할 수 있다.

a 연잎으로 뒤덮인 푸른 연못

연잎으로 뒤덮인 푸른 연못 ⓒ 강지이


a 파란색이 돋보이는 수국 더미

파란색이 돋보이는 수국 더미 ⓒ 강지이


a 원목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통나무집

원목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는 통나무집 ⓒ 강지이

특히 이 휴양림은 약수터가 유명한데 ‘대장균 0 마리’를 자랑하는 깨끗한 샘물이 퐁퐁 솟아 난다. 휴양림의 명칭이 된 ‘절물’이라는 단어도 이 샘물이 나오는 곳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오염이 전혀 되지 않은 제주도의 천연 지하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a 돌담으로 쌓아 놓은 약수터의 모습

돌담으로 쌓아 놓은 약수터의 모습 ⓒ 강지이


a 오염이 전혀 없는 맑은 샘물

오염이 전혀 없는 맑은 샘물 ⓒ 강지이

굳이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삼나무 산책로를 걸은 후, 꽃나무 숲길에서 향기에 취하다가 피곤해질 즈음이면 소나무 사이에 놓인 평상에 누워 보자.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솔 향기를 느끼다 보면 잠이 솔솔 쏟아진다. 솔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제주도 특유의 파란 색을 뽐내며 하얀 구름이 장난치듯 지나가고…. 그 풍경 속에 사람과 자연은 하나가 된다.

a 소나무 그늘 사이에 놓인 평상

소나무 그늘 사이에 놓인 평상 ⓒ 강지이

덧붙이는 글 | 7월 2일 - 3일의 제주도 여행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7월 2일 - 3일의 제주도 여행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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