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도고농협, 부실감사가 불법대출 피해 더 키웠다

서류검토가 전부… 지난 4년여 간 적발 한 건도 없어, 감사 신뢰 '바닥'

등록 2005.07.12 14:14수정 2005.07.1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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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터졌던 충남 아산 도고농협의 수십억원대 농업경영개선자금 불법대출 사건과 관련 부실감사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 35억원의 불법대출이 이뤄졌음에도 지난 4년여 간 감사에서 적발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더욱이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던 지난 5월 중에도 정기감사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으나 지역본부는 도고농협의 불법대출 사실을 밝혀내지 못해 형식적인 감사에 대한 시민들의 질책이 잇따르고 있다.

도고농협이 불법대출 사건이 시작됐던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받은 감사는 총 5건. 지난 2000년 6월 정기감사를 비롯해 2002년 10월 정기감사, 2003년 2월 결산감사, 11월 특별감사, 2004년 5월 정기감사 등을 받았다. 그러나 불법대출과 관련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하고 감사를 마쳤다.

지난 2003년 11월에는 당시 도고농협 대의원으로 활동하던 조합원 권영근(61)씨의 진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본부는 밝혀내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 7일 지역본부 감사팀 관계자는 “통상 감사는 서류검토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당시 도고농협은 행정기관 발급 서류 등을 비롯해 필요 서류가 모두 첨부돼 있어 불법대출 사실을 밝혀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해 진정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여부를 확인하려는 절차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권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추정해 볼 때 불법대출 사건은 비단 아산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며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농협의 경영 정상화를 조속히 이루려면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본부는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향후 감사 시 서류검토 외에도 표본을 선택해 확인감사를 실시할 계획에 있다고 설명했다.


진정 넣자 해당 조합원 제명, 보복성 의혹
직원들도 졸지에 불법대출에 가담, 입막음 의혹도


도고농협은 지난 2000년, 당시 연체비율이 약 20%에 이르러 타 농협으로의 합병, 해산 등의 위험에 처하자 연체 해소를 통해 농협의 합병 등을 막기 위해 전무, 상무, 과장 등 전 직원이 조직적으로 나서 35억여 원의 불법대출을 일삼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임직원 및 시 공무원, 그리고 불법대출을 받은 주민 59명을 적발, 13명을 구속하고 46명(1명 지명수배)을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구속된 도고농협의 김모 전무는 강제적으로 직원들에게 지시, 전 직원이 가축자가사육사실확인원을 발급받도록 종용하고, 공적자금인 농신보기금(농업경영개선자금)을 빼돌리도록 했다. 이로 인해 이런 사실이 밖으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한 임직원들이 입막음용으로 직원들을 억지로 가담시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 2003년 당시 도고농협 대의원으로 있던 조합원 권영근(61)씨에 의해 불거졌다. 권씨는 지난 2003년 10월 조합원 40명의 연서를 받아 ▲대출한도의 고의적 변경을 통한 대출 ▲무담보대출 보증보험에 의뢰해 약 2억원의 부정대출을 한 사실여부 ▲10억원 이상의 임직원에 대한 과다한 임금 지급 ▲약 120억원의 부실채권을 축소 및 정리하기 위한 공적자금 대출을 위해 합병이 필요하다며 조합원들을 무시한 행위 등을 지적하며 농협충남지역본부에 도고농협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고, 검찰에도 고발했다.

그 뒤 2003년 11월 11일 농협 충남지역본부에서 돌아온 답변은 ‘부정대출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지난 6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의해 부정대출 사실이 밝혀지자 지역본부가 “봐주기성 감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등의 갖가지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권씨는 “검찰 수사내용과 같이 부정대출이 이미 이뤄져 있었는데도 조합관계자들과 지역본부 당시 검사부서의 특별감사팀들은 부정대출 사실이 없다고 밝혀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간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실이 이렇게 나왔는데 앞으로 지역본부가 실시한 감사결과를 조합원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냐”고 역설했다. 권씨는 지난 2004년 11월 민원제기로 조합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잃게 했다는 이유로 도고농협으로부터 강제제명을 당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따라 권씨는 현재 조합원 제명 취소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민원 답변, 농림부도 한 달 넘도록 묵묵부답

농협충남지역본부 외 농림부의 안이한 대응에도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권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 자신이 지난 5월 28일 농림부에 접수한 민원에 대해 단호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한 뒤 한 달이 넘도록 답변이 없다며, 농림부의 의지에 물음표를 제시했다.

권씨는 “이번 사건은 아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전국의 모든 농협이 속하는 얘기다. 아산에만 이런 일이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좀 더 적극적인 대응과 후속 조치를 통해 농협을 건강하게 살리는 데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고 숨기는 데만 급급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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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도고농협, 이번엔 인사 파문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7월12일자 게재(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충남시사신문 7월12일자 게재(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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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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