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혐의로 간부를 포함한 직원들이 사법 처벌을 받는 등 물의를 일으켰던 충남 아산 도고농협이 이번에는 인사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농업경영개선자금 불법대출 혐의로 실형을 받은 직원들을 내부 규정까지 무시하며 원직에 복귀시켜 비난을 사고 있는 것.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지난달 22일, 지난 2000년부터 합병을 피하기 위해 전 직원이 조직적으로 나서 부정 대출자 54명에게 35억원을 불법대출해 준 혐의로 도고농협 김모(56) 전무 등 6명을 구속했다. 이중 2명은 구속되고, 나머지는 8월에 2년, 1년에 2년까지 등 집행이 유예돼 풀려났다.
그러나 도고농협은 실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항소를 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부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 절차까지 무시하며, 이들을 구속 전 근무부서로 다시 복귀시켜 지역민들의 힐책을 듣고 있다.
내부규정 무시한 인사조치 비난
확인 결과, 도고농협의 이번 인사는 내부 규정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부규정인 징계변상규정에 의하면 횡령, 배임, 절도, 기타 범죄 행위나 부정한 행위를 한 때와 사회적으로 물의를 야기해 조합의 명예를 훼손시켰을 때에는 조합장은 책임 소재를 규명한 후 조합인사위원회를 소집해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도고농협은 이에 대한 관련자들의 책임을 전혀 묻지 않고 있다. 심각한 조합의 명예 훼손은 물론이고, 범죄행위로 인한 사법처벌까지 받았음에도 대기발령 등의 징계, 또는 보직변경 등의 수습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내부 관련자 비호 의혹까지 제기
이런 인사 결정으로 인해 내부 관련자들로부터 비호를 받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는 등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형을 받았음에도 항소를 했다는 이유로 이들에게 인사상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어 감싸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것. 사법 처벌을 받은 직원들은 현재 형량을 인정할 수 없다며 항소한 상태다.
도고농협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이번 인사조치는 조합장의 직권으로 취해졌으며, 아직 형이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는 징계를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더욱이 인원도 부족해 보직 변경도 힘들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은 농협의 변명이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궁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협중앙회 회원인사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최종심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 조합장 직권에 의해 취한 조치로 알고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는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외부에서 볼 때에는 충분히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지역민들의 여론을 일부 수긍했다.
앞선 인사 사례와 비교해 볼 때에도 이번 조치는 형평성에 어긋난 조치로 갖가지 추측까지 불러오고 있는 실정이다. 도고농협은 지난해 부실한 재고관리로 적자를 내고도 이를 허위보고 했다는 이유로, 도고농협에서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센터 박모 소장을 검찰에 고발한 전례가 있다.
더욱이 박 전 소장이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직한 것과 비교해 볼 때 이들에 대한 조치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반응이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7월26일자 게재(박성규 기자는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방송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