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전 민주당 대표(사진)가 '이명박 캠프'를 통해 한나라당과의 연대에 메신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김중권-이명박 역할론'이 부상한 가운데 민주당측에서는 이를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서울신문>은 18일자로 구 여권 인사의 말을 인용해 "김중권 전 대표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및 구 여권 사이를 오가며 동서화합과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양 세력간 연대과정에 메신저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중권 전 대표측의) 희망사항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민주당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김 전 대표는 현재 민주당의 당적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며 "작년 총선 이후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김중권 전 대표는 지난 4·12 총선 당시 민주당 당적으로 서울 마포에서 출마하려다가 탄핵 역풍 속에 탈당한 뒤 고향인 경북 울진·봉화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민정계 영남 출신 김중권, 비주류 이명박과 뭉치나
a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하지만 김중권 전 대표가 민정당·영남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의 역할론은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시각이다. 김 전 대표는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정치력을 인정받은 인물. 또한 당내 비주류인 이명박측에서도 꾸준히 민주당과의 연대에 신호를 보내고 있는 터라 정가에서는 '가능한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MB(이명박)계로 통하는 한 의원은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해 "있을 수 있는 얘기"라며 "(김중권 전 대표가 민주당의) 민정계 출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시기'의 문제를 들어 "내년 지방선거 이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지금은 별로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조기에 한나라당-민주당 '연정'이 제기될 경우 구 세력간의 야합으로 비춰지는 등 여론에 오래 노출되면 될수록 서로 불리하다는 계산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민주당의 몸값이 높아질수록 여권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영남의 상징인 한나라당과 호남의 상징인 민주당의 대통합은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한나라당-민주당 연정을 주장한 데 대해, 민주당은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도 "한국정치를 이끌어온 양대정당이 줄리엣과 로미오의 집안처럼 원수로 지낼 필요는 없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박근혜 대표는 "국민의 뜻이 중요하다"는 전제로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억지로 하겠다는 것은 절대 안된다"며 "신중해야 하고 함부로 할 일이 아니"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