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달라도 모이는 곳은 하나"

[인터뷰] 메타블로그 웹사이트 '올블로그' 운영자 박영욱씨

등록 2005.07.18 18:21수정 2005.07.19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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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가 '1인 미디어의 혁명'이라는 찬사 속에 등장한 지 8년이 지났다. 웹(web)+로그(log)의 줄임말인 블로그는 지난 97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됐고, 한국에는 2001년 '웹로그인코리아'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와 다음을 비롯한 많은 포털 사이트에서 경쟁적으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로그가 기존 홈페이지와 구별되는 가장 혁신적인 요소는 RSS(RDF Site Summary, Rich Site Summary의 약칭. 뉴스나 블로그 같이 콘텐츠 업데이트가 자주 일어나는 웹사이트에서 업데이트된 정보를 자동으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기술을 통한 보도기능.

블로그의 RSS주소를 구독하는 것만으로 새로 업데이트된 내용이 즉시 독자에게 전달된다. 그러나 해당 블로그의 RSS 주소를 구독하고 있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이같은 접근성 문제는 블로그 매체의 한계로 지적됐다.

이와 관련, 대안으로 제시된 게 메타 블로그 개념이다. 블로거(Blogger, 블로그 이용자를 의미하는 신조어)들이 메타 블로그에 자신의 RSS 주소를 등록해 놓으면, 업데이트될 때마다 메타 블로그의 '새로운 글' 리스트에 추가된다. 메타 블로그가 있으면 특정 블로그 주소를 알지 못해도 일일이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메타 블로그의 다크호스, 올블로그

a 대표적 메타 블로그 웹사이트 '올블로그'의 메인화면

대표적 메타 블로그 웹사이트 '올블로그'의 메인화면 ⓒ 오마이뉴스 허지웅

'올블로그(www.allblog.net)'는 국내의 대표적 메타 블로그 사이트다. 지난해 9월 등장한 올블로그는 단순한 기존 메타 블로그 개념에 '추천'과 '주제등록' 기능'을 추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블로거의 눈길을 끌었다.

올블로그의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박영욱 대표(23). 박 대표는 올블로그의 성공 요인에 대해 "블로그 세계에 넘쳐 나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양질의 콘텐츠를 취합하고,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것은 다른 메타 블로그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올블로그는 블로거들의 뛰어난 글과 사진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a 올블로그의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박영욱(23) 대표

올블로그의 개발과 운영을 맡고 있는 박영욱(23) 대표 ⓒ 오마이뉴스 허지웅

- 올블로그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는가.
"기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블로거들의 좋은 글과 사진을 소수의 아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할 수밖에 없는 제한된 환경이었다. 그래서 메타 블로그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됐고, 추천과 주제분류 등 기능을 추가해 올블로그를 개발했다."


- 추천과 주제등록 기능은 무엇인가.
"기존 메타 블로그들은 단순히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보여주거나 어제 가장 조회수가 높았던 게시물을 따로 보여주는 식의 기능만 지원했다. 이러다 보니 말초적 자극을 주는 글과 사진들이 블로그의 전부인 양 보였다. 올블로그는 조회수와 무관한 추천 기능을 제공, 많은 추천을 받은 글이 따로 분류돼 게시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제등록 기능은 사회이슈나 토론 주제를 특정 주제로 등록해 놓으면, 관련 블로그 게시물이 자동으로 분류되어 해당 카테고리에 저장되는 기능이다. 올블로그는 이밖에도 좋은 글을 따로 저장했다가 다시 볼 수 있는 '포켓' 기능과 최근 유행하는 '포드 캐스팅'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양질의 콘텐츠 취합, 정리

- 올블로그가 기존 메타 블로그 서비스와 다른 요소는.
"블로그 세계에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양질의 콘텐츠를 취합, 카테고리별로 정리하는 것은 다른 메타 블로그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올블로그는 앞서 설명한 추천과 주제등록 기능을 이용, 더 손쉽게 고급정보를 노출시키고 있으며 이런 요소가 사용자들에게 어필했다고 생각한다."

- 현재 올블로그의 규모는.
"지난해 9월 처음 시작해 현재까지 등록된 사용자는 4500여명이다. 실질적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블로그 수를 감안할 때 적은 규모가 아니다. 회원수는 계속 늘어가고 있으며, 하루 방문자 수는 2만명 정도다."

-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운영비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호스팅 비용이 한 달에만 50만원 정도 들어가 처음에는 포기할 뻔했다. 하지만 호스팅업체와 배너광고를 교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고 지금은 전액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규모가 커지면서 혼자 운영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컸다. 현재 김진중(28), 김영임(23), 주영광(23) 세 사람과 함께 운영 중이다. 힘든 일보다 즐거운 일이 훨씬 많다."

- 다른 메타 사이트가 부진하거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못한 실태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가령 '블로그코리아'는 최근 활동이 미비한 편인데.
"결국 책임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을 수 없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처음에 의욕만 갖고 추진했다가 좌절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메타 사이트도 하나의 거대한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운영자는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저작권 침해 아닌, 부가가치 창출

a "문화를 형성해나가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매진할 것이다. 기대해달라."

"문화를 형성해나가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매진할 것이다. 기대해달라." ⓒ 오마이뉴스 허지웅

- 최근 엠파스의 '열린 검색'에 리스트를 제공하기로 결정하면서 잡음이 있었는데.
"저작권 침해가 아니냐는 일부 회원의 오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구글이 다음과 제휴를 통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검색된 자료에 대한 저작권 침해를 뜻하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엠파스의 '열린 검색'에 리스트를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콘텐츠를 노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부가가치를 생산했다고 볼 수 있다."

- 그러나 올블로그에 글 올리는 것을 개의치 않는 이용자가 엠파스에 공개하는 것은 반대할 수 있지 않는가.
"물론이다. 그래서 올블로그는 회원 동의가 있을 때만 리스트를 수집한다. 거부한 회원의 블로그는 검색에 절대 노출되지 않으며, 거부와 동의는 언제든지 변경 가능하다. 기존 엠파스의 '열린 검색'에서 검색 됐던 블로그라도, 올블로그 가입 뒤 수집 거부를 선택하면 더 이상 검색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의 폭을 넓혔다고 볼 수 있다."

- 향후 계획이 있다면.
"국내에는 블로그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지속적 발전과 유지를 위해 일정한 수준의 자본력이 필요하다. 올블로그는 앞으로 구체적인 수익모델 창출 문제를 고민할 것이며, 단기적으로 각 분야의 전문사이트에 특화된 콘텐츠 리스트를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올블로그는 블로그 문화가 계속 유지되고 발전되기를 바란다. 블로거의 글과 사진, 가치관이 만나고 충돌하며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으로서 역할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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