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몰렌' 풍차의 내부 모습. 기어의 톱니까지도 전통적인 방식대로 나무로 만들었다. (사진은 Foxton Windmill Trust Inc.-폭스턴 풍차 재단-에서)
제법 넓은 다락방처럼 느껴지는 그 내부 공간은 다시 5층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복잡한 기계장치들이 층간에 이어지고 있었다. 톱니처럼 맞물려 있는 기어, 그들을 이어주는 축, 맷돌이 들어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둥근 통 등 대부분의 기계장치들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고 희뿌연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것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직원으로 보이는 한 사내가 그 기계장치를 실제로 작동시켜 움직이는 모습을 우리에게 직접 보여주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풍차는 이처럼 실제로도 작동이 되어 밀가루를 빻아내며 그렇게 빻은 밀가루를 아래층 매장에서 기념품으로 팔고 있다고 한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그 기능까지도 17세기 네덜란드의 전통적인 제분 방식을 그대로 복원하기 위하여 풍차 내부에 쓰인 기어와 맷돌, 풍차의 팔(돛대) 등 주요 자재까지도 네덜란드에서 직접 들여와 만들었다고 그는 덧붙인다.
2003년 4월에 이 풍차가 문을 열고나서 한 해 동안만 6만 명에 이르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다녀갔고 또한 네덜란드의 전직 총리까지도 다녀갔다는 사실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떠나기 전에, 주민 수가 모두 합쳐서 5천명도 채 되지 않는 이 바닷가 작은 마을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 '드 몰렌' 풍차를 다시 한 번 둘러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