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서 음식 맛만 중요한가요?

'무토' 생활브랜드 토미 작업 현장에 가다

등록 2005.07.20 18:47수정 2005.07.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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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희

그동안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해왔지만 장영옥 사장만큼 열정적인 분은 처음인 것 같다. 장 사장은 돌아오는 8월 중순경 고기 전문 식당을 오픈할 예정이다.

우연한 기회에 식당 점호를 써 주신 솔뫼 정현식 선생의 소개로 그곳에 필요한 여러 가지 디자인 작업을 의뢰 받으면서 그 분을 알게 되었다. 식당의 간판과 메뉴 작업 등을 진행하던 중 인테리어에 사용할 불고기판에 필요한 글을 쓰기 위해 솔뫼 선생과 함께 우리는 여주로 향했다.


식당에 사용할 그릇을 제작하고 있는 '무토'로 향하는 내내 고속도로 변의 푸르름에 마냥 즐거웠다. '무토'에 도착해 상견례를 하고 나서 그간의 작업을 둘러보고 하루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번 작업 후에 이미 구워져 나와 있는 그릇들도 꽤 있었다.

a ‘무토 & 토미’라고 표현된 우체통이 참 재미있다.

‘무토 & 토미’라고 표현된 우체통이 참 재미있다. ⓒ 조선희


a 전성근선생 살림집 입구 현관에 장식 되어 있는 ‘토미’브랜드가 쓰여진 타일

전성근선생 살림집 입구 현관에 장식 되어 있는 ‘토미’브랜드가 쓰여진 타일 ⓒ 조선희

'토미'는 '무토'에서 생산하는 생활도자기를 대표하는 새로운 브랜드이다. 우체통에 표기된 것을 보면 '토미'란 무토 전성근 선생 부인의 애칭인 듯한데 직접 확인은 하지 못했다. 작업장 안에서 '토미' 브랜드의 여러 가지 도자기 제품들이 주로 전 선생 부인에 의해 디자인 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a 작업장 일부

작업장 일부 ⓒ 조선희

여성생활사박물관에 다녀와 장 사장은 바로 그릇에 문양을 넣는 작업을 시작하였고 솔뫼 정현식 선생은 도판에 글을 쓰기 전에 먹 물감이 흡수되는 속도를 습득하기 위한 몇 가지 시도를 하였다. 필자도 두 분의 작업을 지켜보다가 즉석에서 물컵에 간단한 문양을 그려 보았다. 필자가 그린 꽃 문양을 보더니 '꼭 자기 같이 그렸네'라고 해서 모두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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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희


a 식당에서 사용될 접시들 (초벌 상태에 그림을 그린 상태)

식당에서 사용될 접시들 (초벌 상태에 그림을 그린 상태) ⓒ 조선희

물컵과 접시에 수백 개의 꽃 문양을 그려 넣고 나서 이번에는 스프레이를 찾으시더니 여러 형태의 스프레이로 다양한 패턴을 빠른 속도로 만들어내었다. 꽃 문양도, 스프레이 기법 패턴도 꼭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표현들이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 같았다.

a 스프레이로 갖가지 패턴이 완성되고….

스프레이로 갖가지 패턴이 완성되고…. ⓒ 조선희


a 스폰지로도 다양한 패턴이

스폰지로도 다양한 패턴이 ⓒ 조선희

스프레이 작업이 끝났나 싶더니 이번엔 스폰지 방망이로 색다른 기하학적인 문양의 접시들을 만들어냈다. 스폰지 패턴도 너무 재미있다는 필자의 말에 '내가 식당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짓이 하고 싶어서야'라고 하신다. 그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몇 시간을 서서 꼼꼼히 작업을 하시는 그 모습만 보아도…. 이렇게 일일이 정성이 들어간 접시들…. 식당을 찾아주는 손님들에게도 그 정성은 은근히 전달이 될 것 같다.

a 완성된 접시들….뿌듯해 하시는 장사장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완성된 접시들….뿌듯해 하시는 장사장의 얼굴이 눈에 선하다. ⓒ 조선희


a 필자가 그린 물컵들

필자가 그린 물컵들 ⓒ 조선희

그릇 한 종류마다 약 500~600개씩을 만들 예정이라고 하니 필자가 본 종류만해도 5가지가 넘는 걸 보면 거의 3000개 이상의 그릇에 장 사장의 애정 어린 손길이 미친다는 이야기다. 각양각색의 모양과 패턴의 그릇들이 접하게 될 손님들…. 음식 맛도 훌륭하겠지만 그릇에서 먼저 그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무토'도자공장에서의 작업을 끝낸 우리는 준비된 도판에 글을 쓰기 위해 두광세라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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