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도청테이프 내용 완전 공개돼야"

한나라, 정치권 파문 확산 우려 속 음모론도 제기

등록 2005.07.22 10:25수정 2005.07.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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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안기부 비밀도청팀인 '미림'이 작성한 것으로 추측되는 97년 불법 대선자금 관련 도청 테이프에 대해 한나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강조하면서도 불똥이 정치권으로 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22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과거 국가권력에 의한 불법 도청과 어두운 과거사는 반드시 청산되고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이것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민생 실정이 해결 안될까 걱정스럽다"고 파문 확산을 우려했다.

공식 논평은 안내...권영세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필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은 김영삼 정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미림팀`운영에 대해 국회차원의 조사를 주장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은 김영삼 정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의 `미림팀`운영에 대해 국회차원의 조사를 주장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도청 테이프에 연루된 모 언론사 간부와 한 기업 임원, 테이프에 언급된 당시 대선 후보 등에게 앙심을 품은 이들이 테이프를 일부러 공개했으리라는 일종의 '음모론'도 제기됐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불법도청이 잘못된 일이긴 하나 보안을 생명으로 하는 국가정보기관의 내부 정보들이 이처럼 외부로 허술하게 유출되고 도청된 사람의 약점을 악용해 협박하는 것은 정말 큰 사회 병리현상"이라며 국정원을 탓했다.

또 김 사무총장은 "정권 교체시기마다 당선자들이 점령군처럼 중립적 위치에 있는 공무원을 죄인시하고 내몰다 보니까 그간 국가에 바친 충성심이 허무해져서 생기는 국가 병리현상이 아닌가 한다"며 "불법도청은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상대의 약점과 치부를 수집하는 전형적인 수법이자 근절돼야할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권영세 전략기획위원장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국정원의 자체조사만으로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권 위원장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무참히 짓밟는 행위를 자행한 '미림'이 얼마나 광범위한 활동을 했는지, 언제까지 활동했는지, 지금도 혹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권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미림'이 98년에 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름과 형태만 바꿔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객관적으로 확인해봐야 한다"며 "국정원이 조사를 한다지만 객관적인 조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국회 차원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권 위원장은 "테이프 내용이 이미 상당 부분 밝혀진 만큼 전부 공개돼야 한다"며 "편향된 시각으로 특정세력에 불리한 내용은 은폐된 채 일부만 공개된다면 이는 도청보다도 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나라당은 어제(21일)에 이어 아직 이번 파문에 대한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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