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생활 규정' 개선은 학생들의 참여로부터

25일, 진주에서 '학생생활규정으로 본 학생인권' 토론회 열려

등록 2005.07.26 01:52수정 2005.07.2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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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와 전교조 진주지회는 25일 진주청소년수련관에서 '학생생활규정으로 본 학생인권'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 관계자는 "올해 서울에선 두발 문제로 학생들이 촛불 시위를 했으며 진주 지역에서도 두발 자유화를 주장하며 청소년 단체에서 1인 시위를 했다"며 "두발 규제를 인권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학생생활규정을 새롭게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a (자료사진) 지난 6월  진주교육청 앞에 놓인 진주지역 청소년 단체의 두발 규제 폐지 피켓

(자료사진) 지난 6월 진주교육청 앞에 놓인 진주지역 청소년 단체의 두발 규제 폐지 피켓 ⓒ 김현옥


이 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여한 조재규 진양고 교사는 7월 한 달 중 15일 동안 진주 지역 682명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의 인권 의식을 발표했다. 청소년의 76.5%는 두발, 복장들의 규제로 인권을 침해 받은 적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또 청소년의 73%이상이 학교에서의 '인권 점수'를 60점 이하로 낮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인권 문제 중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두발'이 34%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청소년 무시'가 18.5%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벌'이나 '강제적인 자율학습'은 각각 6.9%, 8.9%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진주지역 중·고등학생의 학생생활 규정을 보면 대체적으로 남학생은 1cm 정도 길이의 스포츠형 머리를, 여학생은 귀밑 10cm 정도로 머리 길이를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 교사는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지난 7월 4일 학생두발 자유를 기본권으로 인정하여 두발을 획일적으로 규제하지 못하도록 교육부에 권고안을 낸 적이 있으므로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학교에서 두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 '생활선도협의회'는 교화 지도의 의미가 강한 선도라는 단어를 빼고 생활이라는 단어를 넣어 '학생생활 위원회'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며 "학생생활 위원회에는 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지역 인사가 참여하여 학교, 가정, 사회에서 학생 생활지도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토론자로 나온 송주헌(고2년) 학생은 "두발규정이나 체벌 규정이 있는 학교에서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은 학생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학생들의 머리 길이가 학생들의 수업이나 생활에 어떤 나쁜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결코 학생들의 자율권이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소라(고2년) 학생은 "학교에서는 학생생활규정이 있으나 이것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학교에서 체벌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하였지만 비가 오는 날 빗속에서 벌 서는 학생들을 보면 이러한 벌이 체벌과 어떻게 다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지켜질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환찬 진주교육청 장학사는 "학생생활 규정 개정이나 개정에 관한 일은 학교의 자율에 맡겨져 있으므로 학교 공동체 구성원들이 민주적 합의절차를 거쳐 민주적인 학교생활 규정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학생생활 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교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노희숙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장은 "학생생활 규정의 내용을 민주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앞서서 실천해야 할 일은 규정을 지켜야 할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해서 규정을 개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이환길 동명고 교사는 "학생생활 규정을 개정하면 학생들의 인권이 저절로 향상되는 것은 아니"라며 "학생회와 교사회 학부모회를 법제화 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 질 때 학생인권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한편 참교육학부모회 관계자는 "7월에 참교육학부모회 진주지회에서 진주지역 학교의 '학생생할규정'이 학교 홈페이지에 탑재되어 있는 학교는 41개 학교 가운데 25%인 11개 학교에 불과하여 학생들이 자신들이 알고 지켜야 할 생활 규정 내용을 알기 어려운 현실 여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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