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운해와 사람들조태용
오를 땐 힘들었던 언덕길을 시원스럽게 달려갑니다. 등교 버스를 기다리는 여고생들의 웃음소리가 넘고 경운기가 쾅쾅 소리를 내며 지나갑니다. 다시 활처럼 생긴 길을 휘돌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착합니다. 땀은 비 오듯이 흐릅니다.
동네 우물가에서 아주머니 세분이 오순도순 빨래를 하고 있습니다. 먹어도 되는 물이냐고 물으니 당연하다는 듯이 쳐다봅니다. 물에게 잠시 미안합니다. 우물가에 빨래하는 모습도 낯설어 보입니다. 우물이 사라진 지 오래 되었고 커다란 우물대신 수도꼭지가 놓인 지 이미 오래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물의 넉넉한 넓이에는 마을 공동의 쓰임이라는 생각이 담겨 있지만 지금의 좁은 수도꼭지는 개인의 편리라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다시 오이 하우스 길, 논둑 길, 서시천을 넘어 달립니다.
지난해 9월 도시를 떠나 지리산 곁으로 다가오면서 혼자 자연 속에서 달리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발소리를 들으며 함께 달련 본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지리산이지만 지리산 주변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물 좋고, 산 좋고, 공기 좋은 곳이지만 돈 벌기 어렵고,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 마트도 극장도 없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이 보존되어 있는 곳엔 사람이 없고 사람이 많은 곳엔 자연이 없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저는 지난해 9월 도시를 떠나 지리산 곁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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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친환경 농산물 직거래 참거래농민장터(www.farmmate.com)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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