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가정을 키워 나가는 사랑의 꽃 전도사

오디차는 정이 듬뿍 담긴 사랑의 마음이었습니다

등록 2005.08.02 13:15수정 2005.08.0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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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일 점심시간 어느 한 식당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홀 서빙을 보고 계신 한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어서오세요" 하고 맞이합니다. 뒤를 이어 농기계팀장님과 팀원 2명을 우연히 만났습니다. 마찬가지로 "어서 오세요" 하며 "오랜만에 오시네요"라고 친절한 인사가 오고 갑니다.


자리를 합석하여 점심을 같이 하면서 짧은 시간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 가지 화제가 오고 갔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휴가는 갔다 왔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등의 담소를 나누던 가운데 팀장님께서는 때가 되면 집 앞 텃밭에서 손수 재배한 감자나 마늘, 고추, 배추, 양파 등을 일가 친척분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택배로 보내 준다고 하십니다.

한 아주머니께서 "그럼 택배비는 착불로 하는 방법도 있잖아요"라고 하자 그러면 마음이 덜 좋아서 그렇게는 안 하신다고 합니다.

흡사 부모가 자식에 대한 내리사랑처럼 조건없이 베푸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마음. 그렇게 포근하고 따뜻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나자 한 아주머니께서 팀장님께 집 구경 언제 시켜 줄거예요? 하자 팀장님께서는 지금은 꽃을 피우고 있는 게 나리 외에는 별로 없고 "저희 집에 구경할 만한 것도 없는데 뭐 하러 오신데요"라고 하시면서 "정 그렇게 구경하고 싶으시면 오늘 당장 가보시죠" 하며 "조금 후 2시 30분에 봅시다!"라고 약속하고 식당을 나섰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2시 25분쯤 식당 앞에 차를 대고 아주머니 세 분을 모시고 출발합니다. 설렘과 부푼 꿈을 안고….

a 집앞의 텃밭에는 손수 가꾸시는 고추, 참깨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집앞의 텃밭에는 손수 가꾸시는 고추, 참깨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 유병관


a 집 입구는 둥근 조약돌로 되어 있어 발 지압코스로도 제격입니다.

집 입구는 둥근 조약돌로 되어 있어 발 지압코스로도 제격입니다. ⓒ 유병관


a 방문객들에게 정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방문객들에게 정원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 유병관


a 가을이 되어 국화꽃이 만개하면 사랑도 솔솔 피어날 것 입니다.

가을이 되어 국화꽃이 만개하면 사랑도 솔솔 피어날 것 입니다. ⓒ 유병관


a 사모님께서 준비하신 오디차를 마시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사모님께서 준비하신 오디차를 마시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 유병관


a 처음으로 먹어 보았던 직접 만드신 정으로 가득한 웰빙 오디잼입니다.

처음으로 먹어 보았던 직접 만드신 정으로 가득한 웰빙 오디잼입니다. ⓒ 유병관


a 본인은 술을 안 좋아하시는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 홈바입니다.

본인은 술을 안 좋아하시는데 다른 사람들을 배려한 홈바입니다. ⓒ 유병관


a 대나무와 잘 어울리는 집 뒤편에 있는 장독대입니다.

대나무와 잘 어울리는 집 뒤편에 있는 장독대입니다. ⓒ 유병관


a 김장철이 되면 땅에 묻어 논 항아리에 김치로 가득 찰 것입니다.

김장철이 되면 땅에 묻어 논 항아리에 김치로 가득 찰 것입니다. ⓒ 유병관


a 향기가 좋고 비타민 C가 레몬의 3배나 들어 있다는 유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향기가 좋고 비타민 C가 레몬의 3배나 들어 있다는 유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유병관


그리고 가을이 되면 여기 있는 꽃들의 모본은 남기고 전부 동네 분들께 나눠 주신다고 합니다. 봄부터 정성껏 가꾼 꽃들을 시집보내는 마음이야 20~30년 애지중지 키운 자식을 결혼시키는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 입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이 사랑의 마음을 마을 전체로 확산시켜 꽃으로 가득 찬 마을로 변화시키려는 마음….

이 마음이야 말로 사랑을 전하는 전도사가 아닐까요?


이렇게 맑은 마음과 아름다운 정을 실천하고 계신 팀장님 파이팅!

이런 분들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절망하지 않고 아름다운 희망을 갖고 살아갈 것입니다. 팀장님과 사모님을 보며 문득 미당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 시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국화 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미당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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