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퇴직공직자 천국?... 3년간 54명 삼성행

전 법무부 장관·전 대법관 등도 '또 하나의 삼성 가족'

등록 2005.08.02 18:10수정 2005.08.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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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자료사진)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 (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최근 3년 동안 퇴직공직자 52명이 삼성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직에서 물러난 지 2년 안에 삼성에 입사했는데 이 중에는 취업제한업체에 취업했다가 발각된 경우도 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2일 "지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신고된 취업제한 대상 퇴직공직자 총 328명 중 52명(17%)이 삼성에 취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면, 퇴직공무원 중 현대 취업자는 18명(5.5%), LG와 SK 취업자는 각각 11명(3.4%),6명(1.8%)에 그치는 등 다른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취업률을 보였다.

이는 공직자윤리위원회 및 정부부처가 제출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취업제한대상 공직자 퇴직 및 취업현황 자료를 노 의원이 분석한 결과다.

정부부처·시민단체 몰래 취업했다 뒤늦게 들통

삼성에 취업한 퇴직 공직자 52명 중에서는 경찰청 출신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재경부 및 산하기관(12명), 국세청(6명) 출신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국방부 4명, 공정위 3명, 감사원 2명, 산자부 2명, 대통령비서실 1명, 건교부 1명 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는 소속 정부부처에 '취업제한여부 확인요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취업제한업체에 취업했다가 발각돼서 취업해제를 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김 아무개 전 수출입은행 이사의는 지난 2002년 5월 삼성물산으로 취업하면서 그 사실을 재정경제부에 알리지 않았다가 2003년 7월에 그 사실이 발각돼 취업이 해제됐다.

또한 김 아무개 전 재경부 기획관리실장은 지난 2004년 8월 퇴직할 당시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취업을 포기했었지만, 올해 1월 시민단체의 감시가 느슨해진 틈을 타서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으로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 의원은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소관 정부부처는 매년 퇴직자 취업현황을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하고, 공직자윤리위원회는 부당 취업자를 해고하도록 해당업체에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이 관계에 영향력 행사하기 위해 고위관료 영입"

이와 함께 노 의원은 "삼성이 관계나 법조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고위관료 및 법조인을 영입했다"며 삼성계열사 사외이사 현황을 공개했다.

노 의원이 삼성계열사 상장사 14곳 및 비상장금융사 2곳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54명의 사외이사 중 경제관료 출신이 24명(44%), 법조계 7명(12%)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 관련 퇴직자 24명 중에서는 대통령비서실이 5명이고, 재경부 및 소관기관 6명, 금감원 6명, 국세청 6명, 공정거래위원회 1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법조계의 경우 송정호 전 법무부장관을 비롯해 고중석 전 헌법재판관, 정귀호 전 대법관, 김영철 전 법무연수원장, 이종욱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7명이 삼성에 포진해 있다.

게다가 경제와 법조계 퇴직자 중 장차관급이 13명이고, 1급이 10명, 2∼3급 4명, 은행장 3명으로 집계돼 주료 고위관료들이 집중적으로 삼성에 재취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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