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강둑길조태용
저에게도 가끔 전화를 걸어 "야 섬진강 물 깨끗하냐"라고 묻는 친구들이 있는데 요즘처럼 비가 많은 때는 온통 흙탕물이고 비가 오지 않는 날은 맑아지는데 맑고 흐려지는 변화의 시기가 있기도 하여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어느 날은 너무 맑고 깨끗하여 그냥 먹어도 좋을 듯했던 강물은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미숫가루를 진하게 타 놓은 듯 한 흙탕물투성이가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물의 표정만 해도 그렇습니다. 비가 오랜 시간 오지 않으면 겨우겨우 새색시처럼 부드럽게 흐르던 강물은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며 강폭 전체를 가득 메우고 천군을 얻은 장군처럼 위엄있게 흐릅니다.
그러니 말이 무색해지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