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시중의 부동산 자금 서서히 거둬들여야

삼성 등 소수 상위 계층 편향 정책이 땅값 등 폭등 불러와

등록 2005.08.05 23:57수정 2005.08.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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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4.30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연이어 지지율이 급락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부동산만큼은 꼭 잡겠다고 했다. 그리고 8월 안으로 헌법만큼 고치기 어려운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알기는 아는 모양이다. 중산층과 서민들이 근로소득과 자영업 사업소득 감소로 힘들어하고 있는데 재산 있는 사람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실정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자산소득을 급격히 늘려나가고 있음에 허탈을 넘어 참여정부에 매우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2005년 7월 15일 국무총리실과 재정경제부,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2004년말 현재 국내 땅부자 상위 5%가 소유하고 있는 땅은 전체 개인소유 토지(총 173억3390만평)의 82.7%로 집계됐다. 땅부자 상위 1%가 소유한 땅도 51.5%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삼성 등 있는 자들을 위한 편향적 정책 등의 경제실정으로 인한 땅값 폭등에 대다수 국민들은 두 눈뜨고 허탈하면서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건설교통부가 2005년 8월 3일 발표한『연도별 공시지가 합산액』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각 정권 기간별 공시지가 총액 증가율 현황 >

주: 김영삼은 93년, 94년, 95년 각 지역별 세부 자료가 존재하지 않음. 김영삼은 98년~93년 5년 동안 전국 기준으로는 공시지가 총 증가율이 14.39%로 나타남.
< 건설교통부가 2005년 8월 3일 발표한『연도별 공시지가 합산액』자료를 토대로 계산한 각 정권 기간별 공시지가 총액 증가율 현황 > 주: 김영삼은 93년, 94년, 95년 각 지역별 세부 자료가 존재하지 않음. 김영삼은 98년~93년 5년 동안 전국 기준으로는 공시지가 총 증가율이 14.39%로 나타남.이정호
특히나, 2005년 1월 1일 기준 영남권 땅값 총액이 399조원(부산 113조원, 울산 30조원, 경남101조원, 대구 71조원, 경북 84조원)인데 반해 호남권 땅값 총액은 145조원(광주 38조원, 전남 56조원, 전북 51조원)으로 영남권 땅값이 호남권보다 2.75배에 달했다. 또 행정도시가 들어설 충남의 땅값은 95조원으로 2004년(70조원)보다 무려 34.8%나 늘었다. 그 외 지역은 대전 46조원, 충북 50조원, 강원 53조원, 제주 29조원이다.

위의 표에서 보면 참여정부 들어 땅값은 연평균 20%씩(2년×20.39%=40.78%) 급격히 오르고 있다. 반면 국민의 정부 때는 수도권이 연평균 4%씩(5년×4.236%=21.18%) 오르는 등연평균 땅값 상승률은 거의 물가상승률 수준에 그쳤다. 문민정부 때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올랐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의 대다수가 땅이 없고 집이 한 채 있더라도 투자목적이기 보다는 거주수단이기 때문에 땅값 상승은 가처분할 수 있는 자산소득의 증가를 필연적으로 가져와 빈부격차를 더욱 더 늘린다는 것이다. 국민의 정부 때도 외환위기 타개를 위한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임대사업자 등록완화와 세제혜택, 아파트 분양권 전매 허용, 분양원가 제한 폐지 등을 시행해 수도권 일부지역의 아파트값 급등을 가져온 것이 결국 빈부격차를 초래한다는 비판을 2002년 대선 무렵 시민사회로부터 강력하게 받자 노무현 대통령 후보는 분양원가 공개를 대선공약으로까지 천명하기에 이르렀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은 당선되고 나서 분양원가 공개라는 대선공약을 폐기했다. 대신에 김진표 경제팀 이후 세금을 통해서 부동산을 잡겠다고 하여 시가 대비 80%~90% 수준이던 공시지가를 현실화한다면서 올리자 이것이 다시 부동산 가격에 전가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더불어 행정수도 이전은 물론 전국의 각종 개발방안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에 대해 건설산업연구원의 김현아 박사는 2005년 6월 30일 KBS 1라디오 성기영의 경제투데이에 출연해 참여정부의 잇따른 개발정책 발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환율을 국제시장 흐름에 맡겼던 국민의 정부 때와는 달리 참여정부 들어서 국제시장의 달러 약세 및 유로 등 달러 이외 통화의 강세 흐름을 무시(국제시장 흐름에 따랐다면 원화 환율도 상당폭 하락(평가절상=강세흐름)해야 했음)하고 내수침체를 극복할 것은 수출뿐이라며 수출경기 방어 목적의 지나친 환율방어를 하면서 막대한 외환보유 평가손실은 물론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및 통화안정증권 이자 부담액 등에 따른 통화승수 효과에 의해 돈이 시중에 엄청나게 풀렸는데, 이러한 시중 부동자금은 정부의 연이은 개발계획 발표를 타고 재차 부동산으로 유입되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런데 수출경기를 위한 환율방어의 혜택은 삼성 등 소수 대기업에게만 돌아가 버린 것으로 2003년 결산, 2004년 결산 기업성적표에 반영되어 나왔다. 하지만 미국의 강한 압력 등으로 2004년 가을 이후 환율이 1,000원대까지 위협할 정도로 급락하자 정부는 재차 환율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정호
특히나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2004년 재정경제부 국정감사에서 밝혀낸 재정경제부의 환율방어를 위한 파생상품 투자 1조 8천억원 손실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와 더불어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인 홍종학 경원대 경제학과 교수가 2005년 3월 18일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칼럼 ‘재경부가 날려버린 1조8천억원의 비밀’은 참여정부의 수출경기 부양용 환율방어를 적절하고도 통렬히 비판한 좋은 사례이다.

참여정부의 이러한 경제실정은 삼성 등 기업부문에서는 소수의 대기업들만 더욱 더 살찌우고 개인부문에서는 부동산 등 투자자산이 있는 소수의 사람만이 더욱 더 윤택해지는 상황을 초래하였다. 이런 결과로 통계청이 발표하는 2005년 2분기 가계수지 동향을 보면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가 다소 완화되며 안정되어오던 소득 양극화의 격차는 재차 더욱 더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중의 부동자금을 시장이 예측할 수 있는 속도로 서서히 거두어들여야 하며, 각종 개발계획을 유보해 다음 정권이나 그 이후 정권으로 넘기는 방향으로 가야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곧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통해서도 이룰 수 없는 참여정부의 지지율 회복을 촉진시킬 수 있는 근본 대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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