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다른 제주의 바다

[여행지에서 쓰는 엽서 35] 제주, 바다를 보며...

등록 2005.08.08 23:39수정 2005.08.0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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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함덕해수욕장, 바다가 잘 보이는 해변 언덕에 돌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함덕해수욕장, 바다가 잘 보이는 해변 언덕에 돌로 만든 의자가 놓여 있습니다. ⓒ 구동관


제주의 바다는 참 여러 색을 보여줍니다. 첫날 만난 함덕 해변의 바다는 물빛이 고왔습니다. 점심을 먹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물에 들어가기는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곳에서 바다 구경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a 함덕해수욕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가까운 곳과 먼곳의 바다 색깔이 다릅니다.

함덕해수욕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가까운 곳과 먼곳의 바다 색깔이 다릅니다. ⓒ 구동관


해변 언덕, 바다를 바라보기 좋은 곳에 돌로 만든 의자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앉아 한참동안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더운 날씨였지만, 바다 바람은 시원했습니다. 바다 색도 한 가지 색이 아니었습니다. 가까운 바다는 연한 비취색이었고, 멀어질수록 진한 색이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한참 동안 바다 경치를 구경했습니다.


a 곽지해수욕장입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갯것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곽지해수욕장입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갯것을 찾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 구동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곽지 해변입니다. 그곳에서 해수욕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함덕에서 곽지까지는 짧게는 40분쯤, 길이 좀 막히면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아무 해변이나 들어가 해수욕을 즐기면 될 텐데….

사람들마다 취향이 있잖습니까? 소주나 맥주를 마시면서 꼭 원하는 상표를 찾는 분들이 있잖아요? 해수욕장을 찾으며 술 이야기를 쓰는 것이 비유에 꼭 맞는 것은 아닐테지만, 어떻든 바다 중에서도 좋아하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a 용천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있고, 안에는 정말 시원하고 맑은 물이 폭포처럼 나온답니다.

용천수가 나오는 곳입니다. 남탕과 여탕으로 나뉘어 있고, 안에는 정말 시원하고 맑은 물이 폭포처럼 나온답니다. ⓒ 구동관


제가 좋아하는 곳은 곽지입니다. 바다색도 좋고, 무엇보다 그곳에 용천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적으로 나오는 샘물인 용천수에서 해수욕을 마친 뒤 샤워를 하면 정말 기분이 상쾌합니다. 제대로 피서를 왔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곳이지요.

a 해안도로에서 막 해가 지려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해안도로에서 막 해가 지려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 구동관


곽지 해변에서 숙소를 찾아 제주로 향하는 길에 해변 도로를 탔습니다. 그 도로를 가는 길에 다시 멋진 바다를 만났습니다. 해가 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를 받은 바닷가 언덕은 영화 촬영 때 조명을 받은 것처럼 환했습니다. 그 빛을 받아 사진도 고왔습니다.

a 절벽 뒤쪽 풍경이 멋졌습니다. 주변의 모습은 인공 조명을 받은 듯 환해져, 환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절벽 뒤쪽 풍경이 멋졌습니다. 주변의 모습은 인공 조명을 받은 듯 환해져, 환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 구동관


사람들은 한참 동안 일몰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멋진 바다 경치가,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깃배들이, 가끔씩 날아오르는 갈매기들이 여행객들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마침내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왔습니다.

a 해가 졌습니다. 구름 한조각이 해가 진 바다를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해가 졌습니다. 구름 한조각이 해가 진 바다를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 구동관


둘째날에는 가장 멋진 바다를 볼 생각에 맘이 설렜습니다. 한라산에서 바다를 볼 계획이었거든요. 하지만 바다를 보지 못했습니다. 백록담까지 올랐지만, 워낙 세찬 비바람에 바다는커녕, 코앞의 백록담도 못보고 되돌아 왔습니다. 그리고 셋째 날과 넷째 날의 바다는 푸른 색깔보다 하얀색 포말의 색이 더 진했습니다. 파도가 거셌기 때문입니다.


a 대평리 바닷가 박수절벽의 모습입니다. 파도가 거칠었습니다.

대평리 바닷가 박수절벽의 모습입니다. 파도가 거칠었습니다. ⓒ 구동관


셋째 날, 안덕계곡 아랫마을인 대평리에서 만난 바다경치는 넓은 절벽을 배경으로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왔고, 그 파도는 넓은 운동장만큼의 포말을 펼쳐 놓았습니다. 멋진 바다 경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수직의 절벽에 파도가 칠 때마다, 가슴이 서늘할 만큼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커다란 파도를 보지 못했던 터라 커다란 파도 소리만으로도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마을 한편에 서 있는 작은 등대가 더 기특했습니다. 작은 몸집으로도 그 거센 파도를 모두 모으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a 작은 어촌마을 대평리의 작은 등대입니다. 이름 없는 그 등대도 밤새 파도를 모았습니다.

작은 어촌마을 대평리의 작은 등대입니다. 이름 없는 그 등대도 밤새 파도를 모았습니다. ⓒ 구동관


넷째 날 와도와 차귀도 쪽의 바다는 전날의 바다와 또 달랐습니다. 가끔씩 큰 파도와 함께 밀려온 바다는 방파제를 넘기도 했고, 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와도의 절벽을 모두 기어올라 가기도 했습니다. 눈대중으로 어림하면 10m쯤의 절벽이었습니다.

a 가장 거센파도는 와도와 차귀도 앞에서 보았습니다. 가끔씩 큰 파도가 칠때는 하얀 포말이 섬 위에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가장 거센파도는 와도와 차귀도 앞에서 보았습니다. 가끔씩 큰 파도가 칠때는 하얀 포말이 섬 위에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 구동관


파도 소리도 전날보다 더 컸습니다. 제주에서의 나흘 동안 바다는 매일 달랐습니다. 성깔을 부린 바다 때문에 첫날을 제외하고는 물놀이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난 바다의 모습마저도 제주 여행을 오래 기억날 수 있도록 하는 여행의 매력일 것입니다. 그 거친 파도 소리가 한동안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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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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