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특별법, 야당은 '특검법' 각각 발의

▲**문병호 열린우리당 법률담당 특보가 9일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 `X파일`특별법과 특검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여당은 9일 오후 2시 'X파일 사건' 해법으로 테이프 내용 공개여부를 결정하는 제3의 기구를 만들기 위한 '국가안전기획부 불법도청 테이프 등의 처리에 대한 특별법'을 단독 발의한다. 이에 맞서 야4당은 '특별검사제' 도입 법안을 공동 발의하고, 민주노동당은 단독으로 테이프 공개를 위한 '특별법'을 제출한다.

열린우리당 법률담당인 문병호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기자실을 찾아 "국민의 알권리 충족시키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해하는 범죄행위를 근절하고, 사생활 통신비밀 보호 등 불법도청 사건 관련테이프 공개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진실위원회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법을 오늘 오후 발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원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위원회는 보안 유지를 위해 내용을 위원회 회의 이외에는 심의할 수 없도록 했다"며 "공개범위는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고 국가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외교상의 비밀, 개인 사생활 관련된 것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여당의 '특별법' 업무는 ▲1호 : 불법도청 사건과 관련된 테이프 녹취자료의 공개내용 및 공개시기에 관한 사항 ▲2호 : 테이프 녹취자료의 사후처리(폐기 또는 보존여부 결정)에 관한 사항 ▲3호: 1호, 2호의 업무의 필요 사항과 관련된 위원회의 업무 일반적인 사항을 각호에 담았다.

또 이 법안을 근거로 만들어질 제3의 민간기구인 '진실위원회'의 면책 특례 조항에는 위원회가 불법도청 자료 내용을 공개한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 반면 비밀 누설의 금지를 내용에 담았다.

만약 진실위원회 직원이 불법도청테이프를 외부로 유출하거나 공개해 적발될 경우 징역 1년∼10년으로 처벌을 강화했으며, 위원회는 불법도청 사건 관련 녹취록을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의무조항을 강력히 했다. 또 법안에는 보고 사항으로 활동을 완료함과 동시에 활동 내용을 국회에 보도하도록 내용을 담았다.

진실위원회의 활동기한은 6개월로 정하고 필요할 경우 3개월간 활동기한을 연장하도록 했다. 구성은 종교인과 법조인, 학계인사로서 재직 기간이 15년 이상 사회적 명망이 있는 지도자급 인사 7명으로 했으며, 테이프 내용의 공개 여부 결정은 다수결로 정한다. 위원의 추천은 국회가 3명, 행정부와 사법부가 각각 2명씩 맡도록 했다.

문 의원은 "위원회의 권한은 테이프 자체에 대한 검증이지 사람을 소환한다거나 조사하는 권한은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특별법상 위원회 권한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내용의 검증과 추가 조사는 수사기관을 통해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원은 "테이프 내용을 검토한 진실위원회는 그 내용을 바로 공개할지, 일종의 비밀문서처럼 타입캡슐에 넣어 30년 후에 공개 결정할지, 관계기관에게 폐기할지 등 사후 처리의 재량을 갖고 있다"며 "테이프가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국가기관의 불법도청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테이프 내용이 전체적으로 불확실하다면 공개를 안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문 의원은 "테이프의 내용 중 언론을 통해 이미 공개된 삼성과 관련된 부분은 별개로 검찰이나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고 본다"며 "특별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진실위원회와 관계없이 테이프 내용에 대해 수사를 착수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야 4당, '특검법' 공동 발의... 민주노동당은 단독으로 '특별법' 발의

이와 같은 여당의 특별법 발의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열린우리당이 제시하는 특별법은 법 위에 존재하는 종합세트로 담겨있는 정말 특별한 특별법"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9일 옛 안기부 불법도청 테이프의 공개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소속 의원 10명의 서명으로 단독 제출하기에 앞서 브리핑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심상정 민주노동당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여당이 발의하는 특별법 내용이 파일 공개를 책임있게 하는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해 참으로 실망스럽고 우려스럽다"며 "법과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소수의 사람들(진실위원회)로 풀어가고자 하는 과두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수석부대표는 "여당의 특별법은 공개를 위한 것이 아니고 공개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진실위원회가 공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수사할 수 없다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법 상식을 의심케 한다"고 비판했다.

또 심 수석부대표는 "여당의 특별법은 불법도청이라는 반국가적 행위에 대해 덮고 가서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것"이라며 "파일 공개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면 공개범위를 적시하는 특별법으로, 아울러 공정한 수사를 위한 특검을 즉각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날 오전 9시 의원단 최고 회의를 통해 야 4당 수석부대표가 전날(8일) 합의한 특검법 공동 발의안을 승인했으며, 이와 함께 단독으로 특별법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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