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네티즌으로 구성된 '사이버의병'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에서 대대적인 '태극기몹'을 펼친다. 동참을 호소하는 홍보이미지가 재미나다.사이버의병
‘태극기 들고 입고 걸치고 두르는’ 태극기몹, “안 돼!”, “왜 안돼?” 팽팽
태극기몹이 펼쳐지는 곳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입고 걸치고 두르는’ 등 태극기의 다양한 변신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불과 몇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태극기는 신성하게 모시듯 다뤄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거리에서 온 몸으로 느끼며 태극기를 휘둘렀던 젊은 세대들은 태극기의 변신에 대해 “말이 돼?”, “왜 안돼?”라며 논쟁 중이다. 포털사이트의 태극기몹 관련 기사에도 네티즌들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태극기를 못 그리는 국민이 많은 이유는 그 동안 태극기를 신성시하였던 점이 가장 크다고 봄. 벽에다만 걸어놓고 장롱 속에만 넣어 놓고 있으니 볼 일이 거의 없지. 이런 일들을 통해서 태극기와 친근하게 하고 자주 접해야 제대로 그릴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함.”(네이버 ID : returntodust)
“태극무늬라는 것은 우리나라 예부터 내려오는 전통문양인데 그것을 표상한 태극기를 몸에 감는 것이 국치라고? 국기는 성기이기 전에 우리와 함께하는 생활이 되어야 한다.”(네이버 ID : in24451)
“태극기 가지고 몸에 입고 두르고 하는 것 정말 안 좋아 보이는데… 착용을 해서 애국심이 업이 되면 할 수 없지만 그것도 아닌 장난, 패션으로 하는 것은 좀 자제하는 것이….”(네이버 ID : limjc72 )
“근데 신성한 국기를 저런 식으로 해도 되나? 태극기를 새긴 티셔츠라면 몰라도 저건 진짜 국기인데, 더럽혀 지면 어쩌려고.”(네이버 ID : parksangwuk)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태극기몹을 펼치는 사이버의병 회원들의 생각은 더욱 조심스럽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태극기 자체에 대한 훼손에는 반대하고 있다.
사이버의병 운영진의 한 사람인 서선영(여ㆍ25ㆍ회사원)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태극기는 원형 그대로 보존해야지 찢거나 오리거나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태극기 문양과 건곤감리 괘 등을 이용해 티셔츠나 신발, 생활소품 등을 제작하는 건 권장할 일인 것 같다”고 태극기 활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서 씨는 “광복절 부대행사로 광화문에서 열리는 태극기 패션쇼를 준비하며 포털사이트 검색 등을 통해 태극기 관리법을 알아봤는데 제대로 참고할만한 내용이 없었다”고 지적하며 “말로만 태극기를 사랑하자고 할 것이 아니라 태극기몹처럼 실생활에서 태극기를 가까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서 씨는 이어 “사이버의병은 자체 논의 결과, 태극기는 이어 붙이거나 박음질을 통해 원형을 보존하기로 했고 그 외 태극기 문양과 괘 등은 태극기 티셔츠를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