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이 희망인 세상을 위해

광복절에 다시 읽은 책 속에서 희망을 새긴다

등록 2005.08.15 14:50수정 2005.08.1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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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함의 크기만큼 행복하다"

이 말은 동양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한 말이다.


또 어떤 이는 사랑의 크기가 그 사람의 인격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사람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의 사랑 그릇이 크고, 가족을 넘어 이웃을 사랑하는 사람의 그릇이 크다는 뜻이다.

광복절을 맞이한 오늘, 베란다에 태극기를 내걸며 내 사랑의 크기를 생각해 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내 그릇은 작지만, 그래도 희망이 남아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기로 했다. 그것은 내 자식들을, 교실의 아이들을 그렇게 키우자는 다짐을 하며 태극기를 걸었다.

나는 여름 방학을 참 감사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휴가철이라며 산으로 들로 물놀이나 피서를 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반 년 동안 제대로 읽지 못한 책들을 만나는 일, 신간 서적을 사서 읽는 일, 이미 읽었던 친구 같은 책들을 다시 보는 기쁨만으로도 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어젯밤에는 박노해의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다시 읽었다. 이 책은 1998년 1월에 사서 읽으며 무척 감동을 받았던 책이다. 책갈피마다 내 생각들이 적혀 있고 작가와 같이 마음 아파한 대목들이 정겹게 다가 왔다. 시간이 흘러도 마음이 통하는 옛 친구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반겨주는 것처럼….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다시'라는 시에서


그렇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사람을 소중히 하는 일만큼은 변할 수 없는 진리이다. 사람이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그렇게 길러도 안 된다. 그렇게 가르쳐서도 안 되는 곳이 학교이며 교실이다.

광복절에 생각한다. 아이들이 희망인 교실이 되었을 때, 남북한이 어우러지는 진정한 통일의 행복을 약속받을 수 있다고. 본질이 우선인 교실, 현상에 연연하지 않고 의연한 가정, 미래를 준비하는 어른들의 책임의식이, 날마다 감사하는 삶의 자세로 아이들에게 보여질 수 있어야겠다.

사람은 감사함의 크기만큼 행복해지므로….

이제 보름쯤 남은 방학 동안 우리 반 '희망둥이'들을 위한 설계를 꾸려야겠다. 박노해님의 책은 나를 깨어나게 한다. 아픔과 좌절 속에서도 세상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작가의 뜨거운 인간애가 담긴 책이다. 만날 때마다 새로운 책이다.

덧붙이는 글 | 남북한 축구를 보며 울렁이는 가슴, 북측 대표의 국립묘지 방문을 보며 통일의 그날이 가슴 설레게 다가섭니다. 그 날을 위해 '아이들을 희망으로 기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태극기를 걸며 생각합니다.

<한국교육신문>과 <웹진에세이>에 실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남북한 축구를 보며 울렁이는 가슴, 북측 대표의 국립묘지 방문을 보며 통일의 그날이 가슴 설레게 다가섭니다. 그 날을 위해 '아이들을 희망으로 기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태극기를 걸며 생각합니다.

<한국교육신문>과 <웹진에세이>에 실었습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 박노해 옥중 사색, 개정판

박노해 지음,
느린걸음,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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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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