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혜
그 아래쪽으로 즐비하게 피어 있는 호박꽃, 또 다른 이름모를 꽃들이 군데군데 소복하게 피어 있었다.
참 이상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늘 오가는 길. 그런데 왜 이 예쁜 꽃들이 눈에 띄지 않았을까. 아마도 아이에게 아침마다 늘 똑같은 잔소리를 하느라 그것들을 볼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복희야! 어린이집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밥 먹을 땐 반찬 골고루 먹고 어린이집 차 타고 내릴 때 선생님께 인사 잘 하고….'
집에서 어린이집 차가 정차하는 곳까지의 거리는 약 500m. 이 500m의 거리를 걷는 동안 나는 늘 똑같은 잔소리를 아침마다 아이의 귀에 딱지가 앉도록 해대느라 바빴다. 나는 잔소리를 하느라 아이는 귀에 딱지가 앉느라 저렇듯 예쁜 꽃들이 나나 아이의 눈에는 비치지 않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