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택시 내릴 때, 꼭 영수증 챙기세요

택시 영수증으로 두고 내린 가방 찾게 된 사연

등록 2005.08.17 15:58수정 2005.08.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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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방문 첫 날 오후, 우리는 북경에서 꼬치거리로 유명한 왕푸징 거리를 찾아 쇼핑을 하고 북경의 이름난 음식인 베이징 덕으로 멋진 식사를 마치고는 유쾌한 기분으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a 숙소인 CTS PLAZA BEIJING에서 내려다 본 전경

숙소인 CTS PLAZA BEIJING에서 내려다 본 전경 ⓒ 강재규

택시요금을 지불하고 돌아서는 순간, 아뿔싸! 이게 무슨 낭패란 말인가? 아내가 손가방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이다. 이미 우리가 타고 온 택시는 호텔 정문을 나서고 난 이후였다. 아내의 손가방에는 위안화 5천원과 미화 200달러가 들어 있었다. 두고 내린 손가방을 찾지 못하면 우리의 여행 계획은 헝클어질 수밖에 없었다.


북경을 오기 전 만났던 정이근 박사(인민대학에서 유학을 마치고 지금은 상담대학 외국인 교수로 있다)가 "중국에서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하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한국을 떠나기 전 미리 전대를 하나 장만해서 여권과 돈을 넣고 필자의 허리에 차고 다녔다. 혹시나 하여 돈은 아내와 나누어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다.

a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걱정스런 아내의 모습

호텔 로비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걱정스런 아내의 모습 ⓒ 강재규

아내는 발을 동동 구르며 호텔 로비로 달려갔다. 택시에서 내리면서 받아두었던 영수증을 가지고 호텔 카운터 담당자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자, 호텔 관계자가 택시회사로 전화를 걸어 기사와 연락이 닿았다. 가방이 택시에 있다는 것이었다. 카운터 담당자는 "No Problem"이라고 하면서 30분 후면 택시 기사가 돌아올 것이라며 걱정 말라며 우리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가방을 돌려받기 전까지는 도무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아내는 연신 발을 구르며 "어떻게 하지?"를 연발했다. 나는 "기다려보자. 돌아온다고 하잖아" 하며 아내를 안심시켰지만, 걱정되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30분이 왜 그렇게도 긴 것일까? 그런데 다행히도 기사가 가방을 가지고 돌아왔다. 가방의 내용물은 그대로였다. 다행스럽고 고마웠다. 그래서 택시 기사에게는 위안화 100원을 답례로 주고, 호텔 담당자에게도 미화 10불을 주면서 감사의 표시를 하였다. 중국여행 첫 날부터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나중에 이야기를 들으니 분실한 지갑을 찾는 일은 쉬운 게 아니라고 했다. 좋은 기사를 만나고 고급 호텔을 이용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또 운이 좋았다고들 하였다. 또 가방을 찾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소는 택시 영수증을 챙긴 일이라고 했다. 앞으로 중국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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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전)한국지방자치법학회 회장, (전)한국공법학회부회장, (전)한국비교공법학회부회장, (전)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전)김해YMCA이사장, 지방분권경남연대상임대표, 생명나눔재단상임이사,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홍조근정훈장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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