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의 북한 전통음식점 '해당화'

미소로 봉사료를 대신하다

등록 2005.08.17 16:50수정 2005.08.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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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방문 이틀째인 8월 9일 오전에는 내가 북경을 찾은 목적인 한국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 북경 사무소 방문을 마치고, 오후에는 천단공원 관광과 홍교시장을 들러 쇼핑을 하고는 숙소로 돌아와 이상봉 선생에게 전화를 하였다.

저녁에는 북한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전통음식점 '해당화'에서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해두었기 때문이다. 이상봉 선생을 만나 택시를 타고 북경에 있는 북한식당인 해당화로 향했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식당이 있었다.


a 북경의 북한 전통식당 '해당화'

북경의 북한 전통식당 '해당화' ⓒ 강재규


전화로 미리 예약을 해두었으므로 식당을 들어서자 아리땁고 곱게 차려입은 식당 종업원인 북한 아가씨가 우리들을 지하식당으로 안내하였다.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식사 중이었다.

우리들도 메뉴판을 보면서 가자미식혜, 참게찌게, 쏘가리 찜, 감자떡, 명태무침 등 여러 가지 북한의 전통음식과 더불어 송악소주를 한 병 주문하였다. 식사로는 평양냉면을 주문해 두었다. 모든 음식이 맛이 있어 모두가 배가 부르도록 먹었다.

a 북한 전통음식과 송악소주로 식사를 하고 있는 필자

북한 전통음식과 송악소주로 식사를 하고 있는 필자 ⓒ 강재규


식사를 하는 사이에는 식당 종업원인 북한 아가씨들이 우리에게도 익숙한 북한 가요(휘파람 등)와 남한 가요로 식당을 찾은 손님들의 식욕을 돋우고 여행객의 기분을 한껏 북돋워 주었다. 노래를 하는 아가씨들의 목소리는 꾀꼬리 소리처럼 맑고 고왔다. 노래와 연주를 하는 북한 아가씨들의 표정 또한 60-70년대 우리네 누나들의 모습처럼 순박하고 아름다워 진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여기저기서 앙코르를 요청하자 기꺼이 응해주기도 하였다.

a 식당 종업원인 북한 아가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식당 종업원인 북한 아가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강재규


지난 15일은 우리가 일제로부터 광복을 맞은 지 60주년이다. 아무리 오랜 세월 떨어져 살았다 해도, 또 지금 생활하는 환경이 아무리 차이가 난다 해도, 만나면 그냥 정답게 어우러질 수 있는 같은 핏줄, 하나의 민족일 뿐이다. 북한 아가씨들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왠지 모를 저 깊은 곳에서부터 울렁거리는 무언가가 스쳐 지나감을 느꼈다. 지나치게 감상주의에 젖은 탓일까.

a 연주와 노래를 하는 북한 아가씨

연주와 노래를 하는 북한 아가씨 ⓒ 강재규


식사를 마친 후 계산서를 보니 위안화 803원이다. 810원을 건네며 7원은 봉사료로 가지라고 하였지만 끝내 돌려주었다. 노력의 대가만 받는 사회주의 이념과 철학 탓이리라. 서로의 문화를 존중해 주는 것이 맞지 싶어 그냥 미소로 봉사료를 대신 지불하고 식당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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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전)한국지방자치법학회 회장, (전)한국공법학회부회장, (전)한국비교공법학회부회장, (전)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전)김해YMCA이사장, 지방분권경남연대상임대표, 생명나눔재단상임이사,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홍조근정훈장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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