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의 암보장성 강화는 민간의료보험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이중부담 막고 의료사각지대 해소하는 계기로
이진석 교수(충북대 의대 의료정보학 및 관리학 교실)는 "우리나라는 정보의 비대칭을 방치하고 적정한 규제를 하지 않아 보험시장이 기형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민간의료보험시장은 비영리 상호보험조합 57%, 비영리 공제조합 18%로 영리 민간의료보험사는 24%에 불과하다. 독일도 민간의료보험료가 공적의료보장제도의 평균 최대 보험료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등 엄격한 규제틀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민간의료보험은 거의 방치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의 조경애 대표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구유럽은 물론 이웃의 일본과 대만도 보장성이 80%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 중에서도 보장성이 최하위인 참담한 수준이다. 이 토양 위에서 국민들은 공보험과 민간보험에 이중으로 보험료를 부담하고, 재벌 보험사의 이윤은 무한 팽창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암 질환 보장성 강화는 왜곡된 민간보험시장과 의료의 빈익빈 부익부 심화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민간의료보험도입과 영리법인병원 허용 방안도 그 연장선상에서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보장성 강화가 암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암을 포함하여 3대 질환인 심장질환, 뇌혈관질환도 형평성 때문에 보장성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민간의료보험시장은 그만큼 설 땅이 좁아진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측은 "불필요하게 팽창된 민간의료보험 시장을 적정한 규모로 통제하여 사회적 합의 하에 국민의 이중부담을 막고 그 지출의 일정 부분만 공보험으로 돌리면 국민 누구나 부담 없는 의료비로 진료받을 수 있다. 치료비가 없어 의료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계층의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무상의료는 꿈이 아니라 얼마든지 현실 가능하다. 문제는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느냐일 뿐이다"며 정부의 의지를 촉구했다.
무시무시한 수식어로 민간보험상품판매를 주도해 왔던 '암'이 역설적으로 민간보험회사의 시장 파이를 잠식하는 단초가 될 수 있는 시점이다. 보험소비자협회의 김미숙 회장은 "암에 대해 보장성이 확대된다는 말에 암보험 가입을 미루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소비자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9월의 암 보장성 강화 출발은 여러 가지 면에서 민간의료보험시장에 커다란 파고를 예고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송상호 기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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