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과학 기술 연구소인 '태학사'건물오창경
부여에 드라마 오픈 세트장 설치가 결정된 이후 부안에 있는 이순신 촬영장에 서둘러 다녀왔었다. 마침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물결이 파도가 밀려오듯 계속되는 것이 과연 인기 드라마의 촬영지임을 실감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촬영장이 부안에서도 4곳으로 분산되어 있어 관광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가 어려웠고 가는 곳마다 ‘부안’을 알릴 수 있는 특별한 장치와 부대시설이 부족해서 불편했다. 방송에서 본 것 보다 훨씬 보잘것없는 거북선이 떠 있는 채석강 관광지에 집중된 음식점들 역시 전라도의 맛을 느낄 수 없는 비슷한 메뉴들이 대부분이었고 우리 일행이 들어갔던 음식점에서는 ‘뜨내기 관광객용’ 성의 없는 밑반찬(단무지, 콩나물 무침, 오뎅 볶음 등)이 첫 번째 실망을 안겨주었다.
부안의 촬영장에 대해서 소문에 비해 기대치를 높게 잡았기 때문에 보이는 것이 눈에 차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부여 사람들이 가화리 오픈 세트장에 걸고 있는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부안의 경우를 눈여겨 봐야 한다. 이미 부안은 격포와 채석강의 절경으로 이름 났던 곳이라는 기본 점수를 얻고 촬영장이 세워졌지만 부여의 가화리는 그야말로 동네 사람들만 알아주는 오지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부여군이 부안의 이순신 촬영지 같은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드라마가 시청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어야 하겠지만 부여군의 준비된 마케팅도 필요하다. 개발을 통한 관광객 끌어들이기 전략보다 <서동요> 촬영장이 들어선 곳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며 때 묻지 않은 인심이 아직도 살아 있는 곳이라는 장점을 살리는 마케팅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서동요> 촬영장은 관광지마다 판치는 상업성보다 시골 마을의 정서를 충분히 느껴볼 수 있고 백제의 찬란했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냥 둘러보는 것뿐만 아니라 ‘서동요’라는 백제의 4줄짜리 가요를 이해하고 직접 배워서 불러 볼 수 있게 하는 ‘서동요 노래 교실’ 체험장을 운영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