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일을 통한 빈곤탈출' 가능할까

차상위계층 대상 취업자 근로소득세 월급으로 지원...예산 확보 관건

등록 2005.08.23 16:08수정 2005.08.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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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는 어느새 일상이 되어 버렸다. 추석을 앞두고 출시된 1500만원짜리 와인 선물세트와 1∼2만원짜리 선물세트를 두고 '양극화 마케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양극화는 참여정부의 '10대 과제' 중 최우선으로 꼽히며, 여당에겐 과거사 규명, 정치개혁에 이은 제3의 과제. '양극화해소 열린우리당 의원모임(이하 의원모임·대표 이미경)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EITC(근로소득보전세제, Earned Income Tax Credit) 도입에 관한 세부 실천사항을 발표했다.

EITC는 실직자가 취업한 이후에 받는 근로소득에 대해 세금 전액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다. 차상위계층에 속한 실직자는 취업을 할 경우 세금에 해당하는 만큼의 월급을 더 받게 된다.

이 제도는 미국 클린턴 정부에서 실시돼 빈곤탈출에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의원모임이 내세운 '일을 통한 빈곤탈출'이라는 기치는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직자 취업시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은 정부 지원... 재원 확보는 미지수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빈곤률은 11.7%(2004년)에 이르며,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은 716만명에 달한다.

민병두 열린우리당 의원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사회안전망은 있다고 말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취약한 상태였다"며 "일하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라고 EITC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민 의원은 이어 "일정 수준 이하의 근로소득 가구에 대해 최저생계비(4인 가구 1364만원)에 근접한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서, 취업 빈곤층의 빈곤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인력난을 보이는 중소제조업 취업에 대한 호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원모임은 앞으로 기초생활보장수급자까지 이 제도를 확대 실시하는 등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2007년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당정협의를 통해 제도 도입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재원 확보. 이목희 의원은 "매년 근로소득세를 경감하는데 드는 비용이 평균 1조 5천억원이 드는데 이를 이용하면 된다"라며 "제도를 손질해 탈세를 막으면 재원확보를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 정부 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덕수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재원부담이 크지 않다면 EITC가 복지제도로서 상당한 유용성이 있다"면서도 "상당한 준비기간이 필요하고,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추석을 앞두고 '체불임금'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목희 의원(제5정조위원장)은 "오는 8월 29일부터 9월 17일까지 '체불임금 청산 집중기간'으로 정해 중소영세사업장을 중심으로 단속을 강화하겠다"며 아울러 "240억의 예산을 편성해 생계비 대부를 조기 집행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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