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이순신>KBS
틈만 나면 텔레비전 좀 끄고 살자는 내 잔소리를 듣지 않고도 합일점을 찾는 시간은 단연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이다. 이제 종영을 앞두면서 인간적인 고뇌로 힘들어하는 이순신 장군의 면모는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이 나게 한다.
우리 나라 사람, 특히 어린이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도 이순신이다. 아이들을 가르쳐 보면 가장 많이 발표한 독후감의 주인공, 존경하는 인물 1순위는 이순신 장군이었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 1순위도 이순신 장군이다. 이 사실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바뀐 적이 없다. 그 분에 관한 영화나 사극 드라마가 참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는 똑같은 인물을 다룬 텔레비전 드라마에 그처럼 열광하는 것일까?
이제 보니 이순신 장군은 시대를 넘는 영원한 우상이며 '짱'이었다. 어쩌면 요즈음처럼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목마름을 풀어줄 리더십을 장군에게서 찾고 싶어 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학의 화두는 단연 '창조적인 인간'이다. 강의 자료를 찾기 위해 읽은 책 속에서 등장하는 창조적인 인간의 특성 다섯 가지는 '문제를 똑똑히 안다' '문제 해결책을 전부 고안한다' '그 다음 가장 좋은 해결책을 골라 그대로 밀고 나간다' '문제 해결책을 원만하게 하려면 장애물을 겁내지 않고 계속 행동한다' 등이었다.
이러한 특성은 이순신 장군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우리 수군의 실태와 적군의 실태를 철저히 파악하여 문제점을 도출한 점이 그렇고, 지형과 물살을 고려하며 거북선을 만들 수 있는 저력을 갖추지 않았는가?
또한 군왕의 의심을 받으면서도 정도를 걸으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죽음을 불사하며 결사 항전하여 23전 23승의 세계 해전 사상 유례가 없는 전승 신화를 기록했으니, 가히 창조적인 인간의 전형이 아닌가?
그 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외부로부터 들여오는 데 익숙해져 있다. 출판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번역물이 다시 인용되고 비슷한 책들이 연이어 나오는 현실에서 우리 역사와 인물들에 대한 재평가의 속도는 그를 따라잡는 데 힘들어하고 있다.
<불멸의 이순신>을 볼 때마다 우리 집 남편이 즐겨 쓰는 말이 하나 있다.
"이순신 장군이 극 중에서 하는 명언들은 가슴 적시는 감동을 주는데 그런 장면만 따로 모아서 비디오로 만들어서 우리 나라 전체 국민들에게 나누어 주면 국민 교육에 참 좋겠다.
민족적 자부심과 공직자의 자세, 직장인의 자세, 인간관계 기술, 부하 직원을 대하는 태도, 인간미를 포함해서 장군에게서 배울 수 있는 리더십은 한 순간에 지나치고 마는 멜로 드라마와는 수준이 다르다."
더 투자를 한다면 전체를 한 장면으로 묶어서 비디오로 제작하여 국가적으로 보급하자고 할 정도이니 이순신 장군을 존경하는 나보다 더한 애정을 갖고 시청하곤 한다.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이제는 무슨 재미로 살아가냐며 중얼대는 남편의 <불멸의 이순신>에 대한 일편단심에는 질투가 날 정도다. 한 회 분량씩 재방송 보는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다니 해결 방법을 강구해야 할 판이다. 몇 개짜리 비디오로라도 출시하지 않은지 ….
국가와 민족을 끔찍이 사랑하는 장군의 충성심은 이 나라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영원한 우상으로 남으리라. 그 분의 진정성과 열정, 끝없는 준비와 도전 의식, 위기 속에서도 철저하게 기록을 남긴 프로 정신, 군왕을 끝없이 짝사랑하면서도 슬퍼하거나 등을 돌리기보다 진실의 힘을 믿으며 우직하게 최후의 순간까지 시간에 맡기고 마는 아프디 아픈 선택!
정말 주말이면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시간! 이 순신 장군과 한 몸이 되어 같이 울고 기뻐하며 400여 년 전의 조상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 있는 인물로 곁에 서 있었던, 내가 미래학 책 속에서 찾던 인물이 바로 그 분이었음을!
덧붙이는 글 | 국내의 산적한 문제를 푸는 데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서 실마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그 분의 진정성을 본받아 나라를 생각하는 귀한 시간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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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매에는 사랑이 없다> <아이들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쉽게 살까 오래 살까>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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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에 푹 빠진 남편, 이제 뭔 재미로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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