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식
학교 부설 마리생협 부엌을 뒤져 밥을 먹고 곤하게 잤다. 두어 번 깨다 자다를 반복하여 기록적인 늦잠을 잤다. 9시 반까지 잔 것이다. 다른 학부모들이 다 왔을 것 같아서 부랴부랴 학교로 갔지만 아무도 없었다. 기세도 등등하게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대개 열심히 오는 중이었다.
마리학교(mari.or.kr) 학생 농사 실습지는 머리를 산발한 미친 사람 같았다. 잡초와 농작물이 한데 얽혀서 뒤죽박죽이었다. 낫으로 살살 골라가며 풀을 베어 내는데 이게 웬걸~.
빨간 고추가 싱싱한 얼굴을 내미는가 싶더니 축구공보다 약간 작은 수박덩이가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잡초 속에 숨어있던 가지 나무에는 가지가 찢어지게 열려있었다. 툭툭 터져 갈라진 방울토마토는 맛이 기가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