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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여기를 잘 봐봐! 풍선 두개를 크기를 같게 해서 이렇게 묶는 거야."
도서관 사서 자원활동을 하시는 이경우씨는 꾸러기 공부방에서 풍선아트 선생님이기도 하다. 이경우씨는 딸 셋을 데리고 씩씩하게 컴퓨터 공부며,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여러 가지를 배우다가 최대 적성인 풍선아트 1급 자격증을 따고 나서 매주 수요일 공부방 아이들에게 풍선아트를 가르치고 있다.
이경우씨에게 아이들 키우는 것 이외에 또 한 가지 삶의 기쁨이 된 풍선아트. 그는 순식간에 하트모양이며, 꽃 화분이며 마술처럼 뚝딱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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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선아트 1 ⓒ 이선미
처음 공부방에서 풍선아트 교실을 진행할 때 저학년 아이들은 매듭을 짓는 것부터 힘들어했다. 그래서 풍선아트 교실 대상을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학생으로 바꾸고 다시 수업을 진행했다.
중학교 1학년인 용진이는 투박한 손으로 아기자기한 하트 모양을 꽤 그럴 듯 하게 만들어낸다. 이경우씨는 그런 용진이를 수제자로 키우겠다면서 한층 애정을 쏟았다.
기성이와 태영이는 산만하게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니 "선생님, 이거 해주세요!"라며 '땡깡'을 부린다. 이경우씨가 6학년이나 되서 그것도 혼자 못하냐고 핀잔을 주자 삐진 듯 낑낑대며 풍선의 매듭을 짓는다.
오늘 주제는 풍선 꽃이었는데 저마다 자기 취향에 맞게 꽃받침을 만들고 형형색색의 꽃잎을 만들어나갔다. 꽃을 다 만들어 한데 모아놓자, 공부방은 순식간에 꽃밭이 되었다. 꽃 밭에서 사진을 찍자고 하자 수련이와 지선이는 꽃 줄기로 눈을 가리고 "모자이크 처리를 해 달라"며 장난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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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선아트 2 ⓒ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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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선아트 3 ⓒ 이선미
그러나 꽃밭이 정돈 되는 것도 잠시, 동일이와 재민이는 꽃을 들고 대결을 펼치더니 이내 풍선을 터트리고 만다. 풍선이 터질 때마다 귀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는 1-2학년 여자 아이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는지 연신 터뜨리면서 킬킬대고 웃는다.
아이들에게서 간신히 풍선 꽃을 살려내고 보니, 남은 풍선 꽃은 6-7개 남짓이다. 구석에 조심히 모아서 세워놓으니 그새 아이들의 장난 때문에 휘어져서 꽃잎이 땅으로 처박혀 올라 올 줄을 모른다.
그러나 알록달록 예쁜 풍선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다음번엔 더 예쁜 것을 만들어봐야지"하는 욕심이 생겼다.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만들어가는 풍선교실이 장수교실로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이선미기자는 <꾸러기어린이도서관>과 <꾸러기공부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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