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금줄은 삼일째 걷는다면서 박할아버지는 조심스럽게 대문에서 금줄을 걷고있다서정일
"우리 송아지 좀 찍어주쇼."
박할아버지는 금줄 걷는 모습을 찍겠다는 욕심이 앞선 기자의 손을 다짜고짜 잡아끌고 외양간으로 앞장선다. 부정 탄다는 얘기도 옛말인 듯 카메라에 담아 달라 부탁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우면 사진에 담아놓고 싶어 하실까?'하는 생각과 함께 송아지에 대한 박할아버지의 깊은 애정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
그리고 연신 자랑이다. 건강하게 태어났다느니 어미 소가 그동안 일곱 번의 새끼를 낳았는데 한 번만 수컷이고 나머지 모두가 암컷이었다느니 어미 소도 최고요, 태어난 송아지도 최고라고 한다. 비록 짐승이지만 생명의 탄생은 그런가보다. 주위 모든 사람들이 덩달아 신나고 기뻐하는 경사 중에 경사다.
앵글 속에 잡힌 갓 태어난 송아지는 세상의 빛과 공기를 삼일째 맞이하는 모습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젓하고 늠름했다. 카메라 앞에서 몸에 묻은 먼지를 떨고 오물오물 입을 놀리는 모습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송아지야 네 부탁대로 사진 예쁘게 찍었으니 너는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덧붙이는 글 | 낙안읍성 민속마을 http://www.nag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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