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기가 이제 끝났다"

한덕수 부총리 '부동산 제도 개혁 방안' 발표

등록 2005.08.31 13:07수정 2005.08.31 15:22
0
원고료로 응원
31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사진)와 추병직 건교부 장관, 문경원 행자부 제2차관, 이주성 국세청장,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최종 발표하고 있다.
31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사진)와 추병직 건교부 장관, 문경원 행자부 제2차관, 이주성 국세청장,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최종 발표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부동산 투기는 이제 끝났습니다."

31일 오전 10시 30분 과천정부청사 제2브리핑룸에서 '서민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 방안'을 발표한 한덕수 부총리는 '부동산 투기의 종말'을 선언했다.

이날 자리에는 한덕수 부총리,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이주성 국세청장, 문원경 행정자치부 제2차관, 양천식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자리는 함께 했다.

한 부총리는 "부동산 불패라는 잘못된 믿음을 깨드리고 부동산 거품을 제거해 시장을 반드시 정상화 시키겠다"면서, "부동산 투기 필패라는 사회적 믿음이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한덕수 부총리는 "투기를 통한 부동산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환수하여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면서, "투기를 억제할 그물망의 코를 촘촘하게 짜서 투기를 통한 편법적 이득이 세금이라는 그물을 통과하고 나면 거의 사라지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정책은 과거 대증요법에 급급했던 단기 처방이 아니라, 서민의 주거 안정과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매우 장기적이고 근원적 처방"이라면서, "부동산 정책이 시간이 흐르고 나면 바뀌고 말 것이라는 생각은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경고했다.


"이번 대책으로 얼마만큼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한 부총리는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정부의 목표는 10·29 이전 가격 정도로 환원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부총리는 8·31대책의 실현 여부에 자리를 걸 의사가 있느냐는 물음에 대해 "부동산 투기가 끝났다는 말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고분양가 대책에 대해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은 "판교의 경우 분양가가 1000만원 내외지만, 수도권의 다른 지역의 경우 공영개발로 평당 분양가를 500만원 수준으로도 만들 수 있다"면서, "원가연동제를 적용해 분양가를 낮추면 주변의 집 값 하락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음은 한덕수 부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의 일문일답 내용.

31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추병직 건교부 장관, 문경원 행자부 제2차관, 이주성 국세청장,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최종 발표하고 있다.
31일 오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한덕수 경제부총리(오른쪽)와 추병직 건교부 장관, 문경원 행자부 제2차관, 이주성 국세청장, 양천식 금감위 부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투기 억제를 위한 부동산제도 개혁방안'을 최종 발표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정부는 8·31대책을 가지고 어느 정도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보나. 목표치가 어느 정도인가.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때 추가 대책을 내놓을 용의가 있는지.
"명확하게 정하는 것은 어렵다. 정부의 목표는 10·29 이전 가격 정도로 환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 대책을 만드는 단계에서부터 당과 긴밀하게 협조를 거쳤다. 야당 역시 동의했던 내용이고…. 따라서 중간에 뒤바뀔 가능성은 적다.

세제 합리화 개선조치는 현행대로 꾸준히 착실하게 유지하겠다. 이러한 세재의 개편 방안을 기반으로 해서 국세청의 부동산 투기 감시 조직이 가동된다.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관련 부처와 필요하다면 추가조치를 내도록 하겠다."

- 송파 미니 신도시의 경우 주변 땅 값이 치솟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강북 재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는데.
건교부 장관 "물론 주변 환경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주택과 땅 값이 상승하리라 본다. 그러나 국공유지이고, 주변이 이미 토지거래 허가구역이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가 클 것으로 보지 않는다. 이와 함께 국세청 현장 조사를 진행하도록 하겠다. 강북 재개발의 경우 서울 뉴타운 계획을 중심으로 해서 개선하고 이번 대책에서 광역 개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이번 대책의 효과로 내집 마련비용이 절감된다고 밝혔는데. 고분양가에 대한 대책이 없다.
건교부 장관 "판교의 경우 25.7평 이하는 1000만원 내외의 분양가를 받게 되며, 25.7평 이상은 채권 입찰을 통해 약간 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 수도권 택지의 경우 공영개발을 할 경우 500만원대의 분양도 가능하다고 본다. 원가연동제를 통해 분양가격을 하락시켜 주위의 집값을 하락 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 이번 대책에서 교육 부분이 빠진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400조원의 유동자금을 흡수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교육의 경우 강남에 필적할 만한 내용이 나오지 못하면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따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시중의 유동자금은 앞으로 개발되는 혁신도시, 기업도시, 강북 개발을 통해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투자 촉진책들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 종합부동산세 기준이 6억원이다. 이는 6억 이하의 1주택 2주택자의 양도차익을 무한정 인정하겠다는 것인데. 기준을 6억원으로 잡은 이유가 무엇인가.
"6억원 이하 가구에 사는 국민 90% 이상으로 중산층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6억원 정도의 기준이 적당하다고 봤다. 대신 세제 강화를 통해 다주택 가수요와 투기 대상의 수익률을 대폭 낮추도록 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6억원 미만의 주택 공급을 계속할 것이다. 정부의 정책은 전국적으로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50%에 맞춰져 있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잡았다.”

- 10·29 정책과 차이점은 무엇이고, 10·29대책과 달리 성공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번 8·31대책의 실현 여부에 자리를 걸 의사가 있느냐.
"부동산 투기가 끝났다는 말에 책임을 지겠다. 10·29대책은 집행되는 과정에서 입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게 차이점이다. 그리고 공급대책이 있다. 10·29대책에서 추진된 공급대책이 당초 예정했던 것 만큼 체계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이번 대책에서는 정부가 분명한 인식을 가지고 수요관리와 함께 공급대책을 내놓은 점이 차이다."

- 만약 정부 목표대로 집값이 20% 떨어지지 않는다면 추가 대책을 강구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급등한 지역에는 분명히 거품이 있다고 생각한다. 평당 분양가가 2000~3000만원은 거품이다. 거품은 언젠가는 터지게 돼 있다. 정부는 주택담보 대출로 규제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시 투기 감시조직과 건교부의 공급대책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정부의 재정 여건이 좋지 못하다. 필요한 재정은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지.
"대개 개발은 자체적으로 재원이 조달이 가능하다. 기반시설 부담금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수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앙정부 예산 투입 가능성은 적다. 400조의 유동자금이 이 곳에 투입될 수 있도록 새로운 금융기법을 활용하도록 하겠다."

- 국가의 균형발전을 내세우는 참여정부와 이번 부동산 대책과는 배치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이번 대책으로 수도권 비대화가 우려되는데.
"균형발전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면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없었을 것이다. 투기 열풍이 확산되면서 균형발전의 필요성이 더 강하게 인식됐다. 그러나 수도권의 자가보유율이 낮기 때문에 적절한 공급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번 대책으로 인해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더 유입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경기가 중립적일 바뀔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 안팎의 보유세가 강화돼 소비에 영향을 주고, 건설 경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도로 강남 재건축을 완화할 계획은 없는지.
"경기에 다소 영향이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선진 경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다. 투기와 과소비로 성장을 이루면 다음 세대가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을 경제를 운영하면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투기 이익의 소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DI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10% 하락하면, 소비자 물가가 3년 동안 0.44% 내려간다고 발표했다. 물가가 내려가면 중산층의 소비능력이 늘어난다. 건설물량도 내년부터 행정복합도시, 기업도시 등의 물량이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강남 재건축을 건드리면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이번 대책이 효과를 볼 때까지 규제 완화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 경실련에 따르면 건교부와 국세청이 발표한 강남의 공시지가와 기준시가 토지의 경우 시세의 30% 수준, 주택은 50~60%라고 발표했다. 통계 부실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통계 부분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개선하고 보완하겠다. 그리고 전문가들을 구성해 공동으로 확인하는 작업을 거치겠다. 그리고 공시지가와 기준시가는 일부 지역에 한정된 문제로 실거래가가 등기부에 기재되는 2006년부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 경실련은 이번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대책을 만든 관료들의 총사퇴를 주장했다. 이러한 인식차이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인식차가 있다면 시민단체와 만나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재경부가 500여명을 대상으로 이번 부동산 대책에 대해 공론조사를 한 결과 지지도가 상당히 높았다. 70~80%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분양원가 공개를 주장해서 이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인식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이미 공공택지는 5개 항목을 공개해 원가 공개에 준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단감 10개에 5천원, 싸게 샀는데 화가 납니다 단감 10개에 5천원, 싸게 샀는데 화가 납니다
  2. 2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3. 3 대학가 시국선언 전국 확산 움직임...부산경남 교수들도 나선다 대학가 시국선언 전국 확산 움직임...부산경남 교수들도 나선다
  4. 4 해괴한 나라 꼴... 윤 정부의 낮은 지지율보다 심각한 것 해괴한 나라 꼴... 윤 정부의 낮은 지지율보다 심각한 것
  5. 5 '유리지갑' 탈탈 털더니...초유의 사태 온다 '유리지갑' 탈탈 털더니...초유의 사태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